어리다고 놀리지 말아요

라떼 세상에서 살아남기 (3)

by 다보일

나는 존중받기를 좋아한다. 물론 싫어하는 사람이 있겠냐만은 아직은 어딜 가든 나름 막내나 아기 취급을 받는 나이여서 더 그렇다. 내가 당신보다 어린 것이 그 어떤 것의 변명도 되지 않는다. 어려서 잘 모른다든지, 경험이 없어서 서툴다든지 하는 건 내가 물어보고 내가 경험해서 극복해야 할 과제지 방패가 되길 바라지 않는다. 내가 그렇듯 당신도 그랬으면 좋겠다.




1. 친하지도 않으면서 반말 쓰지 않기

내가 당신보다 어리다고 혹은 또래라고 반말을 들을 이유는 없다. 불쾌해하는 내 표정 앞에 '너 만한 딸 아들이 있다'고 말하지 마라. 나도 당신 만한 엄마가 있지만, 엄마한테 반말을 쓴다. 내 또래인 당신들에게도 부탁한다. 반말은 친근감의 표현이다. 내가 당신의 또래인 게 친근하다는 말과 같다고 생각한다면 국어 공부를 다시 해라.


예쁜 게 다 여도 안 돼!


2. '젊은' 사람 찾지 않기

젊은 사람은 왜 그렇게들 찾나. 당신에게 힘든 일은 젊은 사람에게도 힘들다. 당신이 목놓아 외치던 경험의 힘은 다 어디 쓰는 거냐고 묻고 싶다. 당신의 지혜로움을 부디 본인 안위에만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젊은 사람이 나서자는 말은 젊은 사람이 하는 거다. 왜 자꾸 젊은 피를 찾는지. 드라큘라야 뭐야 진짜.


3. 경험하라고 그만 하기

아오. 경험이니까 힘든 일 피하지 말라는 말 같잖은 소리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언제부터 내 피와 살에 그렇게 관심들이 많았다고 뭐든지 해보란다. 내 커리어에 뭐 하나 보탠 적 없으면서 경험 타령하지 마라. 라떼나 저어가면서 그런 경험했다고 자부하는 당신을 보자면 정말 바보 멍청이 같다. 그때의 당신은 행복했는가. 그때의 경험이 피와 살이 되었는가.


치킨이 내 피와 살이란 말이야 ㅜㅜ


4. 코웃음 치지 않기

나는 당신이 지나온 시간을 쉬이 여기지 않는다. 어떤 면에서는 분명히 나보다 슬기롭게 대처할 것을 알기에 당신을 찾아갔다. 나의 이야기를 듣고 가소로운 듯 코웃음 치는 당신 앞에서 나는 얼굴을 붉힐 수밖에 없었다. 세월이 당신의 그릇을 크게 만들어 이 정도 빗물에 당신이 출렁이지 않을지라도, 내 그릇은 아직 간장 종지 만해서 차고 넘친다. 그런 나를 가만히 보고 웃는다면, 내 어려움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져 괴롭다. 부디 아이의 솜사탕에 물을 뿌리지 말아 달라 부탁하고 싶다.




나이가 많은 게 유세냐고 묻는다면 나는 당연하다고 끄덕일 것이다. 하루하루가 버겁고, 한 해 한 해가 모진데 이를 나보다 몇 년, 몇십 년 앞서 겪은 게 대단하고 경이롭다. 이런 나의 존경스러움을 무너뜨리는 주체가 당신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당신이 강조하지 않아도 나는 당신의 뒤를 보며 늘 배우고 있다. 존중받고 존경받는 당신이 되기를 바란다.

작가의 이전글자꾸 긴장돼서 병원에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