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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보일 Jun 08. 2020

불평 끝에 낙이 온다

저는 투덜이입니다

오늘도 정말 힘들었다. 죽상을 하고 있는 내게 상사가 얼굴 좀 펴라고 했다. 집에서는 엄마가 상사 편을 들었다. 툴툴거리기만 하면 다 되느냐고, 상사 입장이 이해된다 그랬다. 다들 모른다. 낙은 고생 끝에 오지 않는다. 너무 고생을 해서 고생을 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즐겁다고 착각하는 바보가 되기는 싫다.


출처 : 네이버 국어사전


몸에 좋은 음식이 입에 쓰다는 말도 거짓말이다. 입에 쓰지 않게 요리하면 그만인 것을, 왜 바꿔주지 않으려는지 의문이다. 고생은 쓴 음식 같은 거다. 충분히 덜 쓰게 만들 수 있는데, 그저 묵묵히 먹는다.


작년의 내가 그랬다. 아무도 맡지 않는 프로젝트를 맡았다. 야근은 내 타입이 아니니 나는 철저한 계획을 세워 '아무도 모르게' 눈물, 콧물 훔치며 끝마쳤다. 힘든 일을 멋지게 해냈으니 내게 돌아올 말은 "고생했다"일 줄 알았는데, 오... 철저히 내 상상이었다. 직장에서 내가 꿀 빨고 다니는 꿀벌 취급을 당한다는 건 머지않아 알게 됐다.


그 이후로 나는 인상파다. *발.


이제는 얼굴을 잔뜩 찌푸리고, 어깨는 옷걸이 각도로 내리고 다닌다. 진짜 빛나는 사람은 아무 말하지 않아도 남들이 저절로 알게 된다고 했다. 그 말은 개똥이다. 눈만 마주치면 하소연할 기세로 다녔다. 조그만 일을 해도 시끌벅적, 왁자지껄, 동분서주했다. 작년보다 일은 적은데, 다들 고생한다 그런다.


안다. 그래도 일을 잘하는 게 좋은 거고, 능력 없는 사람 취급을 당할지도 모르고, 성장하지 않는 길을 선택했을 수도 있다는 걸 안다. 근데 정말. 나는 일을 못하지 않고, 꿀 빤다는 소리를 들을 바엔 능력 없는 게 낫고, 나는 다른 면으로 성장했다.


이 시대 어른의 자세


진짜 빛나는 사람은 아무 말하지 않아도 결국은 남들이 알게 된다 그랬다. 개똥이다. (단단히 화남) 남들이 저절로 알게 되는 건 당신의 능력이 아니라 '오, 그 일이 좀 할 만했나 본데'이다. 힘들다고 하지 않으면 힘든 줄 모르고, 불평하지 않으면 들어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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