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를 사랑할 수 있을까

by pigeon choi

2년하고도 반이 지난 지금까지도 반문한다. 나는 싱가포르를 사랑할 수 있을까. 아니면 나는 내가 선택한 이 삶을 사랑할 수 있을까 라고 질문하는 것이 맞으려나. 오늘 2년 전 이곳에서 만난 친구의 약혼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브런치를 먹으며 그녀의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같은 질문을 받았다. 싱가포르는 어떠냐고. 싱가포르가 잘 맞느냐고. 2년 전에도 똑같은 질문을 받았는데 이곳에서 끝없는 여름이 계속되는 동안 - 이곳 밖 세상에는 네 번의 계절이 두 번의 사이클을 가진 이후 - 그 끝없는 여름을 보내온 지금의 나는 전혀 다른 대답을 한다. 2년 전 이곳을 그리고 이 삶을 선택한 나를 사랑과 관용으로 안아줄 수 있을거라고 확신하던 그 입은 지금 다른 대답을 한다. 이곳을 사랑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2년하고도 반이 지난 지금에서야 혼자서 시간을 보내는 법을 배워나간다. 한국에서의 삶과 싱가포르로 넘어와서의 삶은 내가 가진 시간을 누군가와 채우고 나누는 것을 배웠다면, 혼자가 되어 온 이곳에서 서른 중반을 향해가는 충분한 나이에 처음으로 진정한 독립의 걸음마를 배운다. 이전에는 언제나 누군가를 초대하거나 어딘가를 가서 그 공간과 시간 안에 나를 넣어 소외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면 지금은 소외되는 것도 괜찮다고 삶에 있어 메인 캐릭터가 되지 않는 것도 괜찮다고 스스로를 다독인다.


이 도시는 나로하여금 아직도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이 도시가 나를 품어줬다는 것. 그 사랑과 관용은 내가 절대 잊어서는 안되는 것이고, 이 모든 반문의 터널을 지나면 결국 감사가 남을 것이라는 것. 이 시간은 분명 나를 치유하고 내가 현재 가진 갸우뚱을 보잘것 없이 만들어버리는 회복능력을 발휘할것이라는 점. 그 확신 하나로 나는 오늘도 이 도시에서의 한 주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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