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틈에서 #5
때로는
느끼지도 못하고
기억조차 나지 않는
어디에 있어야 할지
모르는 채로 밤을 지샌다
그러다 문득
아주 오래전에
한 번쯤 걸어봤던
길이 있었음을 떠올린다
그게 정확히
무엇이었는지 말은 못 해도
그 길은
고요했고 맑았고
끝까지 나를 이해해 주던 무엇이었다
그 길이 있었다는 기억
그걸 잊고 살아왔다는 자각
그 사실이 꽤 아프다
나는 아직도
그 이름을 부르진 못하지만
그 길이
나를 먼저 잊지 않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