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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예쓰 Jul 16. 2019

[카타니아] 시칠리아, 시칠리아!

이탈리아의 보물섬, 시칠리아 ~ 카타니아 2/2편


카타니아에서의 점심

3PM @ Me Cumpari Turiddu


한참을 걸었더니 배가 고파졌고, 우리는 트립어드바이저 앱에서 미리 찾아두었던 Me Cumpari Turiddu(메 꿈빠리 뚜리두)라는 오래된 Ristorante(리스토란떼: 음식점)으로 서둘러 갔다. 2017년 당시 미슐랭 플레이트 레스토랑으로 가성비 괜찮은 집이라 볼 수 있다.


https://goo.gl/maps/p3mPjKZBVFdVZzJD7

아늑한 레스토랑 인테리어


참고로 우리 부부는 유럽 여행 때 종종 트립어드바이저 앱에서 후기 등을 살펴서 현지 맛집을 찾는데, 성공률이 생각보다 높다. 혹은 구글맵 앱에서 'restaurant'나 'cafe'를 검색하면 현재 위치에서 가까운 식당이나 카페를 보여주는데, 이 중에서 평점이 4점 이상인 곳으로 가는 것도 성공률이 높다.



육즙이 흘렀던 돼지고기 요리
푸짐한 투리두 파스타
식전빵과 영수증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는 종종 Coperto(꼬뻬르또: 기본 테이블 비용 혹은 cover charge)가 기본으로 붙는다. 미국에서처럼 팁을 따로 안 주는 대신에 붙는 서비스 비용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 식당의 경우 1인당 2.50유로의 coperto가 붙었다. 가끔 예상치 못했을 때 coperto가 붙으면 약간 배신감이 느껴지지만 그래도 이탈리아는 프랑스와 달리 어딜 가도 양이 푸짐한 편이라서 용서가 되는 것 같다. 이 곳에서도 둘이서 배불리 먹고 35유로 정도 나왔으니, 가성비가 나름 괜찮은 곳이었다. 적어도 이 미식 여행의 첫 번째 식사로서 충분했다. (이후에 우리는 정말 많은 것들을 먹었다!)


이 식당 외에도 카타니아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먹기 괜찮은, 적당한 가성비와 맛을 갖춘 카타니아 식당들을 다음과 같이 몇 군데 추려두었다.

- Osteria Antica Marina
- La Siciliana
- Etnea Roof Bar & Restaurant
- Canni & Pisci-Meat & Fish








카타니아에서의 저녁 만찬

8:30 pm @ Ristorante Km. 0


하루 종일 걸어 다닌 일정에 지친 우리는 일단 숙소로 돌아가 잠시 쉬었다. 그 후 미리 예약해둔 대망의 첫 저녁 만찬 레스토랑인 Ristorante Km. 0으로 이동했다.



8시 반에 저녁을 먹는다구?



유럽에서는 늦은 시간에 저녁 만찬을 즐기는 경우가 많은지 많은 레스토랑이 저녁 7시나 7시 반부터 예약을 받는 등 아예 늦게 오픈하기도 했다. 그래서 시칠리아 여행 중 점심을 배부르게 먹던 우리는 오후 8시나 8시 반으로 예약해서 식사를 한 경우가 많았다. 이 날 우리의 예약 시간은 오후 8시 반이었다.



Ristorante Km.0

Via Antonino Longo, 26, 95125 Catania CT, 이탈리아

https://goo.gl/maps/6CoE28ALs7ree2bBA

식사를 기다리며 행복한 부부



미슐랭 플레이트 레스토랑인 이 곳은 젊은 두 형제가 운영하는 오너 레스토랑으로 로컬 재료를 사용한 모던한 시칠리아 음식을 선보인다. 이들의 설명에 따르면 요리하는 데 있어서 재료의 신선 함 와 품질을 최우선으로 여기고 그 맛을 최고로 끌어올리기 위해 연구해 온 셰프들이다. 정말이지, 이 날 이후 펼쳐질 시칠리아 음식의 향연의 전조로서 이보다 훌륭할 수 없는 곳이었다.



돼지롭게 시작한 첫 만찬


리스토란테 Km 0의 메뉴
리스토란테 Km. 0의 와인 리스트. 시칠리아 와인이 따로 정리되어 있다.
로컬 올리브유에 상당한 자부심을 갖고 설명해주었다.
소금, 차이브, 레몬을 곁들인 날생선 전채요리 (24유로)


 시칠리아에서의 첫 만찬에서 가장 놀란 점은, 의외로 시칠리아 사람들이 날생선을 많이 먹는다는 점이었다. 보통 유럽의 다른 국가에서는 날생선을 원래부터 먹는 경우가 드문 것 같은데, 시칠리아에서는 주로 올리브 오일을 곁들여서 자주 먹는 듯했다. 워낙에 부드럽게 숙성된 회인 사시미를 좋아하는 편인데, 이 날 맛본 쫄깃하고 신선한 시칠리아의 날생선 전체요리는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정도로 맛있었다.



날생선을 즐기는 시칠리아 만세!



키위 소스와 아삭한 샐러리를 곁들인 빨간 새우 타르타르 (18유로)
농어목의 그루퍼라는 생선으로 만든 이탈리아식 만두 라비올리와 주키니(호박) 소스 (16유로)
생선 메인 요리인 스코틀랜드 참치와 적양파, 가지 크림과 민트 (20유로)
고기 메인 요리인 오리 가슴살 스테이크와 타임 허브와 으깬 감자 (20유로)


우리가 마셨던 에트나 화산 인근 산지에서 생산한 화이트 와인 (55유로)



돼지로드 규칙 #1. 훌륭한 요리에는 로컬 와인을 추천받아 페어링한다




시칠리아 와인에 대해 전혀 몰랐던 우리는 셰프의 추천에 따라 우리가 주문한 요리와 어울리는 에트나 화산 인근 고지에서 생산한 화이트 와인인 Benanti의 Pietra Marina Etna Bianco Superiore(55유로)를 주문했다. 그리고 두 번 놀랐다.


일단 전혀 기대를 안 했던 시칠리아 와인이 생각보다 정말 훌륭해서 놀랐다. 그리고 좋은 와인들이 고급 레스토랑에서도 너무나 합리적인 가격에 리스팅 되어 있는 것에 놀랐다. 한국에서는 고급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어지간한 와인을 시키려고 보면 대부분 5만 원 이상의 가격대에서 시작하는데 시칠리아에서 갔던 고급 레스토랑들에서는 20~30유로에서 시작하는 좋은 와인들이 많았다. 아무래도 와인에는 마진을 거의 붙이지 않는 듯했다. 우리나라도 좀 그랬으면. 실제로 이 와인도 검색해보니 미국에서의 구매가가 58,000원 정도로 뜨는데, 레스토랑에서 55유로였으니 썩 괜찮은 딜이다. 아니, 심지어 레스토랑에서 좀 더 싸다! 긴 비행과 시차에 피곤한 날이었지만, 우리 부부는 훌륭한 만찬에 얼굴 가득 미소를 지으며 숙소로 돌아가 뻗었다.








아리베데르치, 카타니아!

카타니아를 떠나며...그런데 여행 마지막에 다시 돌아오는 건 함정


Arrivederci 아리베데르치: 다음에 또 보자는 의미의 작별 인사. See you again, 혹은 Until I see you again이라는 뜻이다. vedere(베데레)는 이탈리아어로 '보다'는 뜻의 동사이고, 여기에 ri-라는 어두가 붙어서 '다시 보다'는 뜻이 된다.


이윽고 찾아온 다음 날 아침. 세련된 우리의 숙소 Romano House에서 조식을 먹었다.



돼지로드 규칙 #2. 평소엔 안 먹던 아침도 여행 오면 먹는다




그리고 우리는 카타니아를 떠났다. 시라쿠사를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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