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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예쓰 Oct 28. 2019

[라구사] 시칠리아, 시칠리아!

이탈리아의 보물섬, 시칠리아 ~ 라구사 2/2편



라구사의 낮



라구사의 아침이 밝았다. 우리 호텔 루프탑이 위치한 바이자 레스토랑에서 아침식사를 하러 올라갔다가 보게 된 뷰에 세상 행복해졌다.



 Boun giorno, Ragusa!





이렇게 훌륭한 뷰를 배경으로 먹으면 뭔들 맛이 없으리!




예상보다 썩 괜찮은 아침 식사였다. 이블라 부띠끄 호텔, 주변에 추천할 만한 센스 있는 숙소다!


흡입 중인 남편 ㅋㅋ
간단하게 카푸치노와 빵, 요거트, 토마토와 모짜렐라 샐러드, 햄과 치즈를 먹었다.
호텔 루프탑 라운지에서 보이는 전경




라구사 수페리오레를 향하여!




전날 먹은 식사가 아직 소화도 되기 전이지만 든든하게 아침을 챙겨먹은 우리는 이내 체크아웃을 하고 짐을 맡기고 라구사 수페리오레로 길을 떠났다. 걸어서 수많은 계단을 올라가야 해서 아침 식사 정도는 소화될 터였다.




아니 그런데 무슨 계단들이 걸어도 걸어도 계속 나오는지!




어느 정도 올라가니 드디어 라구라 이블라의 모습을 내려다 볼 수 있었다. 아침부터 헉헉 대며 계단을 올라간 보람이 넘칠 만한 뷰였다.



낭만적인 마법에 걸린 듯한, 시간이 멈춘 듯한 라구사 이블라의 모습



사진을 안 찍을 순 없지!
왠지 이 동네는 천 년 전에도 비슷한 모습이었을 것 같다.


참 신기하다. 인간이 기나긴 세월 살아온 흔적이 이렇게 남아서 전달된다는 것이. 우리는 참 비슷하면서도 다른 삶을 사는 것 같다. 이 시대의 사람들은 이 돌계단을 걸으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무슨 대화를 나누고 무슨 걱정을 하고 무엇에 웃고 울었을까? 여행하다 보면 어느새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된다.


라구사는 1693년 시칠리아 대지진 이후 완전히 파괴되어 5천 여명의 주민이 생명을 잃었는데, 이후 대부분의 주민이 원래 파트로라고 물리던 지역으로 이동해서 라구사 슈페리오레라고 부르며 살게 되었다고 한다. 라구사 이블라와 라구사 슈페리오레는 1926년이 되어서야 합쳐져서 지방의 수도가 되었다고 한다. 천재지변으로 많은 주변 사람들을 잃으면 어떤 기분일까? 그 와중에도 이리 아름다운 도시를 재건한 것을 보면 인간은 생각보다 강인한 것 같다.



라구사 슈페리오레 시내의 건물
라구사 슈페리오레의 성당






평화로운 라구사의 오후




라구사 이블라에서 라구사 수페리오레로 올라오면서 힘들었던 것이 거짓말인 것처럼, 내려가는 것은 참 쉬웠다. 뭐든지 성취하려고 할 땐 그렇게 간절하고 숨이 목까지 턱턱 차오르는데, 막상 이루고 나면 쉽게 느껴진달까?


작은 터널을 통과하면서 바라본 라구라 이블라
라구사 이블라의 한 교회



라구사를 떠나는 발길이 쉽사리 떼어지지 않을 정도로 라구사는 기대 이상으로 아름다운 멋진 소도시였다. 구불구불한 도로를 따라 라구사에서 멀어지면서 언젠가 다시 라구사의 골목을 헤메이고 싶다는 소망을 가슴 깊숙이 품어보았다.



TMI. 라구사 슈페리오레를 둘러본 우리는 호텔로 돌아가 체크아웃을 하고 1.5유로의 라구사 tassa di soggiorno 시티택스(체류 세금)를 냈다. 인당 75센트였다. 이탈리아의 도시들에 숙박하게 되면 각 도시의 시티택스를 내야 하는데 약간씩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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