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에 국내로 여행을 갔다.
리조트에서는 추석을 맞아 운동회를 준비해 두었는데,
마침 비가 와서 특별히 할 일이 없던 우리는 운동회가 열린다는 강당으로 향했다.
이런저런 경기들이 진행되었다.
제기차기, 훌라후프 돌리기, 단체 줄넘기….
나는 몇몇 종목에 자진해서 대표로 참여했다.
사실 그건 평소의 나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물론 상품의 유혹도 있었지만,
그 자리에 나를 아는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나는 절대 나서지 않았을 것이다.
운동회 속의 나와
평소의 내가 대조되면서 묘하게 웃음이 났다.
새삼, 나는 남의 시선과 평가에 얼마나 민감한 사람인지 스스로 느껴졌다.
‘타인의 평가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은
너무나 정답이지만,
마음먹는다고 쉽게 되는 일은 아니다.
오히려 두려워도 한 번씩 의식적으로 깨뜨려보는 경험이 필요한 일 같다.
그 두려움에 조금씩 무뎌지는 연습처럼 말이다.
브런치에 글을 올리는 일도 나에게는 그런 연습이다.
글 하나를 올릴 때마다 여전히 주저하게 된다.
‘반응이 없으면 어쩌지?’ ‘누군가 반박하면 어쩌지?’
이런 생각들이 습관처럼 따라붙는다.
조회수나 좋아요가 저조할 때면
다음 글에 대한 부담이 생긴다.
글에 대한 자신감과도 묘하게 연결되니까.
그렇지만,
그럼에도 꾸준히 글을 쓰려는 건 무뎌지기 위해서다.
거듭될수록,
다음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도 조금씩 옅어진다.
기대치를 낮춰서일지 모르겠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는
두려움보다 내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즐거움이 더 크게 다가온다.
아마도 그게,
내가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일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