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나를 버티게 하는 작은 루틴들

<다채로운 어른의 일기장>

by 다채로운

요즘 나를 지탱해주는 건 대단한 결심이 아니라
작은 루틴들이다.


나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매일 선크림을 발랐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빠뜨린 적이 거의 없다.

그 덕분에 나는 천천히 늙고 있다고 믿는다.

(믿고 싶다, 가 더 정확할지도 모르겠다.)


재택근무를 해도 꼭 기본 화장까지 하고,
잠옷이 아닌 옷으로 갈아입고 일을 시작한다.

육아휴직 때도 그랬다.
‘일상 리듬’을 잃지 않으려는 습관이
지금도 몸에 남아 있다.


어디를 가든 몰스킨 수첩을 들고 다니는 일,
그건 거의 나의 일부가 되었다.
글을 적든 안 적든, 그 수첩이 가방 안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이 안정된다.
벌써 15년째다


출근하는 날엔 일부러 조금 일찍 도착한다.
책상을 정리하고 몰스킨을 펼친다.
메모를 하기도 하고,
아무것도 적지 않고 그냥 훑어보기만 하기도 한다.
그 짧은 시간 동안 생각이 정리된다.


저녁 이후에는 아이들과 꼭 2층에서 시간을 보낸다.
각자 방에 있기도 하고,
다 같이 우리 방에 모여 있기도 한다.


아이들이 더 어렸을 땐
잠들기 전 30분 정도 내가 옆에 누워서
하루 종일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했다.
지금은 그 시간이 대화보다 함께 있는 ‘공기’가 되었다.


새벽에 일어나 독서를 하고, 운동을 하고,
그런 대단한 사람은 아니지만
(나는 정말 이런 루틴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정말정말 대단한 분들이다.)
이런 사소한 루틴들이라도 있었기에

지금의 나를 지탱해왔던 게 아닐까 싶다.


“엔지가 싫다, 싫다” 하면서도 십여 년을 일을 해왔고,
가족과 함께할 저녁 식사 메뉴를 매일 고민하고 요리하고,
그런 일상들이 반복되면서
나는 무너지지 않고 단단해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특별히 대단하게 살고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꾸준히, 나답게 살아내고 있다고 믿는다.
그게 어른으로서의 나를 지탱해주는 힘 같다.



이번 주의 주제


“요즘 나를 지탱해주는 작은 루틴은 무엇인가요?”


하루를 버티게 해주는 건 생각보다 사소한 일들일지도 몰라요.
오늘은 당신을 조용히 지탱해준 작은 루틴을 떠올려보세요.

매거진의 이전글1-1. 내가 바라던 어른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