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logue. 다채로운 딴짓러

<다채로운의 시작>

by 다채로운

브런치에 첫 글을 올린 지 어느덧 한 달이 지났다.
딱 열 편의 글을 쓰는 동안, 마음이 조금 달라졌다.


처음엔 단순히 "감수성을 되찾고 싶다",
"글 쓰는 연습을 해봐야지"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쓰다 보니 어느새 ‘나를 다시 배우는 과정’이 되어 있었다.


바쁘게 흘러가던 하루 속에서도
잠깐이라도 마음의 색을 붙잡게 된 한 달이었다.


물론, 브런치만 한 건 아니다.
'프로 딴짓러'답게 또 이런저런 일들을 벌였다.


에세이만 쓰기엔 심심해서
인스타그램 계정은 몇 가지를 동시에 운영해 보기 시작했고,
가족 여행 이야기를 올리는 블로그도 열었다.

예전부터 배우고 싶던 디지털 드로잉은 독학으로 시작했고,
요즘은 영상 편집에도 살짝 발을 담갔다.


(사실 다른 프로젝트도 두어 개쯤 구상 중이지만,
이건 아직 비밀.
프로젝트가 늘어나야 마음이 안정되는 타입인가 보다.)


글을 쓰는 건 여전히 쉽지 않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쓰기 시작하면 마음이 조금 편안해진다.

"오늘은 무슨 이야기를 써볼까" 생각하는 시간,
그 자체가 나를 살리는 루틴이 되었다.


매일 쓰지 않아도 괜찮다.
'쓰고 싶은 마음이 남아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얼마나 설레는지 모른다.


요즘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도대체 나는 어떤 할머니로,
어떤 은퇴한 삶을 살게 될까?


‘은퇴 후 하고 싶은 일들’이 너무 많아서
지금 이렇게 프로젝트들이 늘어나고 있는 걸 보면,
아마 꽤 바쁜 할머니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건 꽤 괜찮은 미래 같다.


프로 딴짓러의 삶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오늘도 커피 한 잔 옆에서
새로운 노트를 펼쳐놓고,
무언가를 끄적이며 이렇게 다짐한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나는 여전히, 다채롭게 살아가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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