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채로운의 시작〉
‘다채로운 삶’이란 뭘까.
예전의 나는 그걸 화려함이라고 생각했다.
매일 새로운 걸 배우고,
어딘가 멋진 곳에 가고,
늘 반짝이는 하루하루로 가득 채운 삶.
늘 사랑과 밝음이 넘쳐나고,
기분 좋은 기운이 뿜뿜 넘치는 사람.
그런데 이제는 조금 다르게 느낀다.
다채로움은 바쁘게 바뀌는 색이 아니라,
한 가지 색 안에서도 보이는 미세한 그라데이션 같은 것.
빛이 반짝이는 부분도 있고,
그 뒤에 어둠이 머무는 부분도 있다.
다채로운 삶이란
완벽한 하루가 아니라
불완전한 하루도 나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것 아닐까.
기분이 오락가락하고,
일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기도 한다.
색이 옅은 날도 있고,
빛이 닿지 않는 날도 있다.
그런 날들이 모여
내 인생이 다채로운 팔레트가 되는 건 아닐까.
다채로운 삶은
더 많은 것을 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이 느끼는 것 아닐까.
감정을 느끼고,
빛을 바라보고,
사소한 기쁨에 마음을 머무르게 하는 일.
오늘도 나는 아주 평범하게
커피를 내리고, 출근을 하고,
일에 치이고, 아이들과 웃는다.
매일 같은 것 같아도
내 안의 색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
어제보다 조금 더 따뜻하게,
조금 더 느리게.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색이 번져도, 빛이 흐릿해도 괜찮다.
그건 여전히
‘다채로운 나’의 또 다른 얼굴이니까.
밝은 나도, 어두운 나도,
좋은 감정도 격하게,
안 좋은 감정도 격하게 느끼는 나를
온전히 받아들인다.
이런저런 색을 다 모아서,
오늘도 다채로운 나를 만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