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다채로운 삶

〈다채로운의 시작〉

by 다채로운

‘다채로운 삶’이란 뭘까.


예전의 나는 그걸 화려함이라고 생각했다.

매일 새로운 걸 배우고,

어딘가 멋진 곳에 가고,

늘 반짝이는 하루하루로 가득 채운 삶.


늘 사랑과 밝음이 넘쳐나고,

기분 좋은 기운이 뿜뿜 넘치는 사람.


그런데 이제는 조금 다르게 느낀다.

다채로움은 바쁘게 바뀌는 색이 아니라,

한 가지 색 안에서도 보이는 미세한 그라데이션 같은 것.

빛이 반짝이는 부분도 있고,

그 뒤에 어둠이 머무는 부분도 있다.


다채로운 삶이란

완벽한 하루가 아니라

불완전한 하루도 나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것 아닐까.


기분이 오락가락하고,

일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기도 한다.

색이 옅은 날도 있고,

빛이 닿지 않는 날도 있다.


그런 날들이 모여

내 인생이 다채로운 팔레트가 되는 건 아닐까.


다채로운 삶은

더 많은 것을 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이 느끼는 것 아닐까.


감정을 느끼고,

빛을 바라보고,

사소한 기쁨에 마음을 머무르게 하는 일.


오늘도 나는 아주 평범하게

커피를 내리고, 출근을 하고,

일에 치이고, 아이들과 웃는다.


매일 같은 것 같아도

내 안의 색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

어제보다 조금 더 따뜻하게,

조금 더 느리게.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색이 번져도, 빛이 흐릿해도 괜찮다.

그건 여전히

‘다채로운 나’의 또 다른 얼굴이니까.


밝은 나도, 어두운 나도,

좋은 감정도 격하게,

안 좋은 감정도 격하게 느끼는 나를

온전히 받아들인다.


이런저런 색을 다 모아서,

오늘도 다채로운 나를 만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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