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채로운 매일의 조각들>
요즘 나는
하고 싶은 게 정말 많다.
글도 쓰고 싶고,
그림도 그리고 싶고,
기록도 더 남기고 싶고,
배우고 싶은 것들은 계속 생긴다.
기본 에너지는 많은 편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싶은 마음으로 시작하지만
문제는 그 에너지가
생각보다 빨리 바닥난다는 점이다.
일도 하고, 아이들도 챙기고,
집안일도 돌아가고,
머릿속엔 새로운 아이디어가 계속 튀어나오는데
내 몸은 금세 피곤해지고,
어떤 날은 의욕이 갑자기 ‘푹’ 하고 꺼지기도 한다.
그래서 요즘은
“아, 내가 모든 걸 한 번에 할 수는 없구나”
이걸 조금씩 인정하는 중이다.
어느 날 퇴근길,
사무실 엘리베이터 안에서 거울을 바라봤다.
그날은 유난히 머리도 복잡하고
하고 싶은 일도 너무 많아서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거울 속 내 얼굴이
생각보다 지쳐 보이진 않았다.
그걸 보는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꽤 잘 버티고 있나보네, 나!”
한꺼번에 다 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조금씩 해내고 있는 나.
지치면 멈추고,
또 괜찮아지면 다시 움직이는 나.
요즘 나는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 사이에서
나만의 속도를 다시 배우는 중이다.
빨리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지치지 않고 오래 가는 방식으로
살아보고 싶다.
어떤 날은 에너지가 넘쳐
계획해둔 것보다 더 많은 걸 하기도 하고,
어떤 날은 아무것도 못 하고
그냥 누워버리기도 한다.
예전에는 그런 나를
조금씩 탓하곤 했는데
요즘은 생각이 달라졌다.
이 페이스도 나에게 맞는 하루였을 뿐!
이렇게 생각하면
마음이 훨씬 편해진다.
나의 속도는
누구와 비교할 것도 없고,
더 빠르다고 좋은 것도 아니고,
늦는다고 실패도 아니다.
하고 싶은 일들과
내 에너지의 리듬 사이에서
적당한 타협점을 찾아가는 일이
요즘 나에게는 중요한 조각이다.
그 작은 조각들이
결국은 내 삶 전체를
더 오래, 더 부드럽게
지탱해 줄 거라는 걸
천천히 배우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