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채로운 매일의 조각들>
요즘 우리 딸은
정말 끝도 없이, 끊임없이, 멈추지 않고 이야기한다.
학교에서 있었던 일,
친구가 누구에게 뭐라고 했는지,
요즘 보고 있는 만화 이야기,
책 줄거리까지 아주 디테일하게.
가끔은
그 길고 긴 이야기를 다 따라가기 버거울 때도 있다.
일하다 온 머리는 아직 정리가 안 되고,
저녁 준비도 해야 하고,
내 안에서 피곤이 슬슬 올라올 때면
“잠깐만…” 하고 싶은 마음이 먼저 튀어나오기도 한다.
그런데도
딸아이는 마치 숨을 쉬듯 자연스럽게,
하루에 마음에 쌓였던 것들을
쏟아내듯 내게 건넨다.
그러다 보면
내 마음도 조금씩 풀린다.
어떤 부분에서는 깔깔 웃고,
어떤 순간에는 내가 더 진지해지고,
설명하다가 목소리가 갑자기 커지기도 하고,
흥분해서 갑자기 춤을 추기도 한다.
사실 그 모든 게
내 마음결을 조금씩 부드럽게 만든다.
예전에 나는
‘낙엽이 굴러가도 웃을 나이’라는 말을
고모에게 들은 적이 있다.
그 나이가 이제 우리 딸에게 왔다.
사소한 것도 재미있고,
작은 일도 크게 느껴지고,
자기 감정에 솔직한 그 시기.
그 시기를 이렇게 바로 옆에서 지켜볼 수 있다는 게
문득 감사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딸아이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은
가끔은 힘들지만,
대부분은 나에게
‘아, 이런 게 살아있는 마음이구나’
하고 다시 깨닫게 한다.
바쁘고 정신없는 하루 속에서도
아이의 한마디는
연한 분홍빛처럼
내 마음 온도를 살짝 올려주는 순간들.
이런 조각들이
요즘의 나를 생각보다 더 다정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