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학 연령이 된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음악 시간에 처음 배우는 것 가운데 7음계가 있다. 바로 ‘도, 레, 미, 파, 솔, 라, 시’이다. 이를 통틀어 ‘계이름’ 또는 ‘계명’이라고 부른다. 음계를 이루는 자리들의 이름이라는 뜻이다. 이는 언제 전래되었을까. 기록에 따르면 서양 음악은 개화기 선교사들에 의해 도입되었다고 한다. 주로 찬송가, 그리고 조금 후에 군악대의 연주에 쓰인 것이 시작이다. 계이름 또한 이들에 의해서 도입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도레미로 시작되는 계이름을 서양 사람들도 거의 비슷하게 부르며, 우리 전통 음계는 12음계인데 이름도 아주 다르니 이 7음계의 이름들이 서양의 어느 말에서 나온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7음계의 이름이 원래부터 있던 것은 아니고 애초에는 시(C), 디(D), 이(E), 에프(F), 지(G), 에이(A), 비(B)로 표시하며 부르기는 각 언어별로 알파벳 이름을 이용하였었는데, 11세기 초 이탈리아의 수도승인 귀도 다레초(Guido d’Arezzo)가 제자들을 위해 부르기 쉬운 이름을 고안한 결과가 지금의 도레미파솔라시라는 7음계 이름이라 한다. 귀도 다레초는 가사가 라틴말인 어떤 성가의 각 행 첫 음절을 따서 이 계명을 만들었는데, 처음에는 ‘도’가 아니라 ‘우트’(ut)였다가 발음이 쉽지 않기 때문에 나중에 라틴말로 하느님이라는 뜻의 ‘도미누스’(Dominus)에서 ‘도’를 따왔다. 도가 A인 것이 아니라 C인 것은 서양 역사에서 음의 기준을 주파수 숫자가 0으로 끝나는 라음(440 헤르츠/다른 음들은 헤르츠 숫자가 0으로 끝나지 않음)으로 잡았기 때문이다. 즉, 기준음에 알파벳의 첫 글자인 A를 배당하다 보니 라시도에 ABC가 배당되는 결과가 나오게 되었다.
서양에서도 언어마다 계이름이 조금씩 다른데, 프랑스말로는 ‘도’ 이외에 ‘위트’(ut)도 존재하며, 영어에서는 19세기에 한 음악가의 제안으로 ‘시’(si) 대신에 ‘티’(ti)라고도 한다. si를 ti로 바꾸면 7개 계이름에서 자음자가 다 달라지는 장점이 있어 줄여 적기에 유리하기 때문이었다. 한 가지 재미난 것은, 우리나라에 서양 음악을 처음 전파한 사람들이 주로 독일인들이었는데, 정작 독일에서는 도레미 방식의 계이름을 쓰지 않고 그냥 알파벳 CDEFGAH를 쓴다고 한다. B 대신에 H를 쓰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명확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지만 어떤 음악적 이유로 B를 b로 적었다가 h로 와전되었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다.
그렇다면 서양 계명은 이탈리아말에서 왔다고 할 수 있을까? 계명을 딴 그 성가의 가사가 라틴어로 된 것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말하면 부정확하다. 대신 라틴어를 재료로 이탈리아 사람이 만들었다고 하면 맞는 말이 되겠다.
언론 기사에서 서양 계이름이 처음 나온 것은 1920년 4월 3일 자 동아일보 기사에서의 ‘도레미’였다. 처음부터 지금의 계이름 표기를 사용한 것이 아니어서 예전에는 ‘파’ 대신에 ‘화’, ‘솔’ 대신에 소리대로 ‘쏠’, ‘시’ 대신에 ‘씨’라 표기하기도 하였다.
[유래]
도레미파솔라시: do re mi fa sol la si(라) > 도레미파솔라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