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카라

by 김선철


우리가 사용하는 미용 용어 가운데에는 외래어가 꽤 많다. 그래서 탈북 여성들이 남한에 정착하면서 겪는 어려움 가운데 하나가 화장품 사는 일이라고 한다.


화장품 가운데 속눈썹에 칠하여 이를 길고 진하게 보이도록 강조하는 제품을 ‘마스카라’(mascara)라 이른다. ‘마스카라’는 원래는 스페인말로서, 탈·가면·마스크를 뜻하며, 어원적으로 영어 ‘마스크’(mask)와 연결되어 있다.


‘마스카라’는 19세기에 프랑스 태생의 외젠 리멜(Eugène Rimmel)이라는 사람이 발명했는데,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터키어, 루마니아어에서는 아직도 발명가 이름인 ‘리멜’을 ‘마스카라’라는 뜻으로 쓴다고 한다. 마스카라가 ‘마스카라’라는 이름으로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1917년 ‘메이벨린’이라는 미국 회사가 개발한 ‘메이벨린 케이크 마스카라’(Maybelline Cake Mascara)에서 비롯되었다. 그러나 이 낱말이 스페인어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스페인어 사용권에서 이를 속눈썹 화장품이라는 뜻으로 쓰이지 않는 것은 이것이 이미 마스크나 가면을 뜻하는 일상적인 어휘였기 때문일 것이다.


마스카라는 목탄과 유지를 섞어 만들며 액체, 크림, 케이크 형태로 나뉘는데,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액체형 제품이다. 이 물건이 우리나라에 소개된 것은 아마도 일제강점기에 일본을 통해서였던 것으로 생각되는데, 그 발음은 원어의 로마자 철자를 읽어 만들어졌거나 일본말이 그대로 들어온 결과로 보인다. 이렇게 추정하는 이유는 유럽어에서 오는 우리말의 외래어가 주로 영어, 그보다 현저하게 낮은 비율로 독일어, 프랑스어 등 주요 언어에서 출발하는데, ‘마스카라’가 ‘매스캐라’(미국식)나 ‘매스카라’(영국식)로 정착하지 않았고, 주로 라틴어식 읽기를 기반으로 하는 철자식 발음에 따른 표현이면서 일본어의 ‘마스카라’(マスカラ)와 같은 꼴이기 때문이다.


언론 기사에서는 1934년 1월 29일 자 동아일보 기사에서 처음 ‘마스카라’가 언급되었다.


[유래]

마스카라: mascara(서) > mascara(영) > 마스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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