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진

by 김선철


우스갯소리로 이 세상 3대 거짓말이 노인이 빨리 죽고 싶다고 하는 말, 처녀가 시집가지 않겠다고 하는 말, 장사꾼이 밑지고 판다는 말이라고 하던 적이 있다. 이 가운데 어떤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말 믿기 어려운 말인 듯도 하고, 어떤 것은 시대에 따라 참말인 것도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결혼하지 않겠다는 것은 남녀를 불문하고 많은 젊은이들이 미래를 낙관하지 못하는 시대라면 맞는 말일 수도 있겠다 싶은 것이다. 어느 말이든 진심으로 해석되는 것이 주된 시대가 오는 것은 반갑지 않을 터. 대다수 장사꾼이 밑지고 팔 수밖에 없다면 경제가 파탄 났다는 것이니 이런 일은 생각하기도 싫지 않은가.


장사꾼이 밑지고 판다는 말을 달리 ‘마진이 마이너스다’라고도 말한다. 여기 ‘마진’은 영어 ‘margin’을 따온 것으로 ‘상거래 결과로 생기는 금전적인 이익’ 즉 이문(利文)을 뜻하는데, 실은 영어에서는 이런 뜻이 없어 이른바 콩글리시에 속한다. 영어 ‘마진’(margin)은 ‘여유’, ‘여백’, ‘가장자리’, ‘차액’ 정도를 가리키기 때문이다. 이웃 일본에서 이러한 뜻의 ‘マージン’을 쓰고 있어 아마도 일본어를 통해서 들어온 것이 아닌가 하는 짐작을 해본다.


‘이문’을 뜻하는 영어 표현은 ‘프로핏 마진’(profit margin) 또는 ‘마진 오브 프로핏’(margin of profit)이다. 그런데 ‘마진이 없다’라는 어설픈 표현보다는 ‘남는 것이 없다’ 또는 ‘이익(또는 이문)을 보지 못하다’, 그리고 ‘마진이 얼마다’는 ‘얼마가 남는다’ 또는 ‘이익(또는 이문)이 얼마다’ 정도로 충분히 쉽게 말할 수 있다.


한편 ‘마진’은 경제 용어로서 ‘판매 가격과 매출 원가와의 차액’, ‘생산비를 메울 만한 최저 수익’, ‘증권 거래에서의 위탁 증거금’을 뜻하기도 한다.


언론 기사에서는 195년 8월 26일 자 조선일보 기사에서 처음 출현하였다.


[유래]

마진: margin > (マージン) > 마진

keyword
월, 수, 금 연재
이전 17화마스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