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방송에서 우리가 흔히 쓰는 말 ‘사회자의 멘트’, ‘연기자가 다음 멘트를 잊다’ 등에서 ‘멘트’의 뜻은 ‘(진행) 발언’, ‘대사’ 정도의 뜻이다. 이 ‘멘트’는 예전부터 써오던 우리 토박이말은 아닌 것이 분명한데, 어느 언어의 어떤 낱말에서 유래한 것인지 확증하기가 쉽지 않다. 영어 냄새가 강하게 풍기지만 영어에는 이런 낱말이 없고, 소리와 뜻으로 보아 가장 비슷한 것이라면 ‘코멘트’(comment)나 ‘어나운스먼트’ (announcement), ‘스테이트먼트’(statement)가 있을 뿐이다. 또 이웃 일본어에서 ‘멘트’에 해당하는 낱말이라면 ‘멘토’(メント)가 되는데, 이는 ‘오나멘토’(オーナメント)의 준말로 쓰이며 장식품, 장신구라는 뜻이다.
결국 ‘멘트’의 어원을 여러 정황으로 미루어 추정할 수밖에 없는데, 뜻으로 보아 대개 ‘코멘트’(comment)나 ‘어나운스먼트’(announce -ment) 가운데 하나라는 심증을 갖게 된다. 그런데 ‘코멘트’는 발음이 비슷하지만 뜻이 조금 다르고, ‘어나운스먼트’는 발음이 다르지만 그 뜻에서 ‘멘트’의 다른 뜻이 유래되지 않았을까로 짐작한다. 어떤 이는 ‘말하다’, ‘언급하다’라는 뜻의 영어 동사 ‘멘션’(mention)이 명사인 것으로 잘못 분석하여 명사를 만드는 -ion을 떼고서 ‘멘트’를 만든 것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하기도 한다. 그런 예로, 영어 edit 등 여러 언어에 여러 예가 있기는 하다. 옛날의 영어에서는 원래는 라틴어에서 유래한 editor란 단어만 있었는데, 17세기 말에 이르러 뒤의 -or을 뗀 동사 edit가 나왔다(이런 단어 형성 과정을 언어학에서는 ‘역형성’이라 한다). 그런데 ‘어나운스먼트’라 하지 않고 철자에 이끌려 ‘아나운스멘트’로 발음하는 가운데서 ‘멘트’를 잘라냈을 가능성이 더 그럴듯한 것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이런 가능성을 확인해 보기 위해 옛날 신문을 뒤졌다. ‘멘트’가 가장 처음 보이는 기사는 1960년 9월 16일 자 동아일보 기사였다. 이 이전에는 ‘멘트’를 ‘아나운스멘트’라 이르고 있었으니 필자의 짐작이 맞는 듯하다. ‘아나운스멘트’가 맨 처음 등장하는 기사는 1947년 2월 1일 경향신문의 것이었다.
[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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