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미이라

by 김선철


우리나라에 박물관이 처음 생긴 것은 1908년이었고, 당시 대한제국 왕실이 창경궁 내에 설립한 ‘제실 박물관’이 그 명칭이다. 그 100주년이었던 2008년에는 이를 기념하여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이집트 문명전이 열렸는데, 여기에는 그 유명한 이집트 미라도 전시되어서 사람들의 발길을 이끌었었다.


미라는 인간이나 동물의 시체가 썩지 않고 말라서 살아 있던 상태에 가까운 모습으로 남아 있는 것을 일컫는다. 미라에는 사하라 지방과 같은 건조한 지역에서 발견되는 천연적인 것과 이집트 등에서 방부제를 사용하여 만든 인공적인 것이 있는데, 고대 이집트에서는 여러 가지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의 시체를 미라로 만들면 영혼도 보존되어 그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미라를 만들었다고 한다. 또한 특정한 주술 행위를 통하여 미라가 되살아날 수 있다고 믿기도 하였다. 이런 인공적 미라는 남미의 아즈텍과 잉카에서도 발견된다. 우리나라에서는 파평 윤씨 가문의 무덤 등 여러 곳에서 자연적 미라가 나온 적이 있다.


‘미라’는 포르투갈말 ‘미라’(mirra, 포르투갈어 특성상 [미하]처럼 들릴 수 있음)가 어원이다. 이는 미라를 만드는 데 쓰이는 몰약을 뜻하는데, 이것이 16세기에 일본에 전해진 다음 지금처럼 의미가 바뀌어 우리나라로 전해진 듯하다. 그런데 간혹 영화 제목을 비롯하여 여기저기에서 ‘미이라’로 적는 예가 적지 않게 보인다. 그것은 이 말이 일본어의 외래어 ‘미이라’(ミイラ)를 통해서 들어왔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포르투갈어 표기법에 따르면 ‘미라’로 적는 것이 옳다.


한편, 현대 포르투갈말로 미라는 무미아(múmia)이며, 이는 밀랍을 뜻하는 페르시아말 mūm이 어원이다. 영어 mummy를 비롯하여 다른 서양어들은 대개 페르시아어 mūm에서 파생된 말을 사용하고 있다.


’미라’가 우리말에 들어오기 전에는 중국어에서 쓰이는 ‘목내이’ (木乃伊)라는 말을 썼다. ‘미이라’가 최초로 등장하는 언론 기사인 1921년 7월 21일 자 조선일보 기사에서 이 두 가지가 같이 쓰였다.


[유래]

미라: mirra(포) > ミイラ > *미라/미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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