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통

by 김선철

학교나 직장에서 체육대회를 열면 빠지지 않는 종목이 여러 가지가 있다. 달리기나 줄다리기, 박 터뜨리기 등이 아마 그런 종목일 것이다. 달리기 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있는 것은 이어달리기인 듯하다. 이어달리기는 달리는 이들이 바뀌면서 앞서거니 뒤서거니를 반복함으로써 최고의 긴장감을 주어서 대개 체육대회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특히 바통을 잘 이어받지 못하거나 떨어트리는 순간, 응원하는 이들이나 구경하는 이들의 탄식이 운동장을 뒤덮기 마련이다.


이어달리기 경주에서 주자들이 주고받는 목재 또는 금속재의 둥근 막대를 말하는 ‘바통’이 막대를 뜻하는 영어 ‘bar’와 우리말 ‘통’이 합쳐진 말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바통은 막대기, 지팡이, 지휘봉 등을 뜻하는 프랑스말 ‘bâton’에서 왔다. 육상의 규정에 따르면 이는 표면이 고르고 속이 빈 관형(管型)이어야 하며, 길이는 28~30cm 이내, 둘레는 12~13cm, 무게는 50g 이상이어야 한다. ‘바통’을 흔히 ‘바톤’이라고도 하지만 외래어 표기법에 의하면 ‘바통’이 옳다. 영어라면 그 발음에 따라 ‘배턴’이 규범적인 표기가 된다.


한편, 선행 주자가 다음 주자에게 바통을 넘겨주는 것을 ‘바통터치’(bâton touch)라고 표현하는 것은 일본식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통에 손을 대는 것만으로 경주가 이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조금 이상한 표현이라는 생각을 했던 분들이 아마 계실 듯하다. 본래의 영어 표현은 ‘배턴 패스’(baton pass)이다. 이에 해당되는 ‘바통을 넘기다(넘겨주다, 넘겨받다)’라는 표현을 우리가 비유적으로 사용하면 의무나, 권한, 임무 따위를 다른 사람에게 넘긴다는 뜻이 된다.


언론 기사에서 ‘바통’은 1938년 2월 12일 자 동아일보 기사에서 처음 나타난다. 그보다 앞선 1930년 4월 9일 자 동아일보 기사에서는 지휘봉이라는 뜻으로 ‘바톤’이 쓰였다. 영어식 표기인 ‘배턴’도 나중에 쓰였는데, 1961년 1월 24일 자 경향신문 기사가 처음이다.


[유래]

바통: bâton(프) > 바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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