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이나 문화계에서 특허 침해 또는 표절 시비가 간혹 이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때 공격을 당하는 쪽에서 쓰는 말 중에 ‘벤치마킹’이 종종 등장한다. 베낀 것이 아니라 단순히 참고만 했을 뿐이라는 뜻으로 들린다.
‘벤치마킹’(benchmarking)이라는 용어를 가장 많이 쓰는 분야는 컴퓨터와 경영 분야인 듯하다. 컴퓨터 분야에서는 측정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각 부품들의 성능을 알아보는 일을 뜻하며, 경영에서는 경쟁 회사의 제품이나 조직의 우수성을 여러 측면에서 분석하여 자기의 것과 비교해서 그 비법을 배워 변모하려는 자기 혁신 기법을 뜻한다.
그렇지만 영어 ‘벤치마크’라는 말은 의자에 그어진 무슨 표시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당초 토목 분야에서 쓰던 것이었다. 토목 측량사들이 물의 높이를 기록하거나 재기 위해 둑이나 물가에 있는 구조물에 그었던 가로 눈금이 바로 이것인데, 돌과 같은 단단한 곳에 홈을 파서 여기에 받침대 역할을 하는 철물을 집어 넣고 고정한 다음 그 위에 가로나 세로꼴로 된 측정 막대를 꽂았었다. 이때 그 막대기가 꽂히는 받침대를 비유적으로 ‘벤치’라고 한 것이다. 측정 막대를 앉히는 곳이라는 의도겠다. 이런 받침대가 꽂힐 수 있는 것만 빼면 이는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수표교의 ‘수표’와 매우 유사하다. 따라서, 수표교를 영어로 의역한다면 'Benchmark Bridge'가 적절할 것이다(농담 하나 하자면, 설마 '수표'를 직역하여 'Watermark Bridge'라고 할 번역가는 아마 없을 것이다).
현재는 집을 지을 때 마루가 수평으로 놓이게 마루가 놓일 곳곳의 기둥 높이를 하나로 맞추기 위해 어떤 기둥에 표시를 해서 그 표시에 모두 맞게 건축한다는지 등의 용도로, 즉 기준이나 비교점이라는 의미로 광범위하게 벤치마크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다. 그 결과 유명한 어떤 영어사전에 실려 있는 명사 ‘벤치마크’의 의미가 대략 다음 네 가지가 되었다.
첫째, 어떤 기준이나 표준에 비교하여 평가되는 품질의 수준.
둘째, 비교되는 이익이나 이율.
셋째, 컴퓨터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의 품질이나 속도를 측정하는 프로그램.
넷째, 동일한 유형의 다른 것을 평가하는 데 쓰이는 표준이나 기준.
언론 기사에서 ‘벤치마크’가 가장 처음 등장한 것은 1971년 2월 13일 자 매일경제신문이며, ‘벤치마킹’은 그보다 한참 뒤인 1992년 10월 13일 자 매일경제신문인데 모두 경제 영역의 기사였다.
[유래]
벤치마크: benchmark > 벤치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