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모임에서건 담배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하면 하루가 모자랄 정도로 경험과 정보, 사연이 넘친다. 담배가 기호식품이라는데 왜 식품이냐, 군대에서 담배 배운 이야기, 담배를 어렵사리 끊은 과정 등 너무나 다양한 주제가 등장하곤 하는 것이다.
담배는 포르투갈말 tabaco가 일본어를 거쳐 우리말로 들어온 것인데, 세고자 하는 규모에 따라 세는 단위가 달라진다. 낱개는 ‘담배 한 개비’처럼 낱개를 ‘개비’, 스무 개비가 들어 있는 상자는 ‘갑’, 열 갑을 하나로 묶어 포장해 놓은 것은 ‘보루’라 한다. ‘개비’를 흔히 ‘가치’ 또는 ‘까치’라고도 하는데, 이는 비표준어로 되어 있다. 다만 북한의 문화어에서는 ‘가치’를 올바른 표현으로 친다. 이런 단위 표현 가운데 ‘보루’는 얼핏 순우리말 같기도 하고 아닌 듯하기도 한 애매한 분위기를 풍긴다.
사전을 찾아보면 ‘보루’는 영어 ‘보드’(board)가 일본말 ‘보루’ (ボール)를 거쳐 우리말로 들어온 것이라 설명되어 있다. 하지만 영어에서는 이때 ‘카튼’(carton)이라고 표현한다. 즉, ‘보루’는 일본식 영어에서 비롯된 것이다. 왜 일본에서 담배 열 갑을 ‘보루’라고 표현하는지에 대해서는 일본 내에서도 정설이 없는데, 예전에 마분지로 담배 한 보루를 포장한 탓에 마분지라는 뜻의 board를 ‘보루’로 표현한 것이 퍼졌을 것으로 추정하는 정도에 그친다.
언론 기사에서는 1951년 11월 30일 자 조선일보 기사에서 ‘보루’가 처음 출현하였다.
[유래]
보루: board > ボール > 보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