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타는 상어?

쇼크업소버/쇼바/샥

by 김선철


자전거 동호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용어 가운데 ‘샥’이라는 말이 있다. 포장도로와 같은 매끈한 도로에서 속도를 내며 타는 이른바 ‘로드 자전거’에는 ‘샥’이 없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이 말은 주로 산악 자전거나 이와 유사한 형태의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사용한다. 잘 모르는 분들이 들으면 자전거에 웬 상어(shark)냐 하실 수도 있겠지만, 이것은 자동차 관련 업계에서는 ‘쇼바’라고 부르는 것과 같은 ‘쇼크업소버’(shock absorber) 즉 완충기를 이르는 말이다. 이것이 일본어에서 변형된 채로 들어온 것이 ‘쇼바’라는 설이 있는데, 일본말 사전에는 ‘숏쿠 아부소바’(ショック アブソ-バ-) 또는 ‘아부소바’(ア ブソ-バ-)만이 올라 있어 그 설에 의심이 든다. 아마도 우리가 후자를 다시 한번 변형시킨 결과가 아닐까 싶다. 그런 짐작의 근거는 ‘쇼크아브쇼바’라 적은 1969년 2월 17일 자 경향신문 기사이다. 이어 1970년 8월 5일 자 경향신문에서는 드디어 ‘쇼바’로만 적었다. 비슷한 시기에 신문에서는 ‘쇼크업소버’를 ‘쇼캄쇼바’라고 적어 원어를 굳이 의식하지 않는 당시 외래어 표기 풍속도를 보여주기도 한다.


‘샥’과 비슷한 조어법으로써 현대 일본어의 일상어법에서는 ‘숏쿠 아부소바’ 대신에 ‘숏쿠’만을 쓰기도 한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자전거 동호인만의 용어인 때문인지 역대 신문기사에서 ‘샥’은 아직 찾아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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