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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주얼 Aug 26. 2019

하루 덜 찬 보름달

정월대보름을 하루 앞두고


 조선백자의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백자 항아리입니다. 오늘날 이름 붙인 그대로 달덩이처럼 둥그런 모양을 지녔지요. 다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완벽한 구형球形은 아니랍니다. 가마에서 구워지며 한쪽 어깨가 조금 느슨하게 내려앉았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이 불완전함이 오히려 달항아리의 모양에 부드러운 여유를 더해줍니다. 우리 모두 알지요. 조금 모자랄 때 오히려 고요하고, 그래서 비로소 원만한 사람의 마음을요.

정월대보름이 하루 앞입니다. 꽉 찬 보름달을 보면 빌고 싶은 소망들이 먼저 떠오르지요. 그러니 오늘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저녁 하늘을 한 번 올려다보시겠어요? 이 달항아리처럼 하루 덜 찬 보름달을 바라볼 때면, 아무 바람 없는 마음에 곱고 포근한 아름다움이 가득 깃든답니다.


조선 18세기, 높이 41.0cm, 몸통지름 40.0cm, 보물 제1437호, 국립중앙박물관, 접수 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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