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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덜 찬 보름달

정월대보름을 하루 앞두고

by 유주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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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백자의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백자 항아리입니다. 오늘날 이름 붙인 그대로 달덩이처럼 둥그런 모양을 지녔지요. 다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완벽한 구형球形은 아니랍니다. 가마에서 구워지며 한쪽 어깨가 조금 느슨하게 내려앉았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이 불완전함이 오히려 달항아리의 모양에 부드러운 여유를 더해줍니다. 우리 모두 알지요. 조금 모자랄 때 오히려 고요하고, 그래서 비로소 원만한 사람의 마음을요.

정월대보름이 하루 앞입니다. 꽉 찬 보름달을 보면 빌고 싶은 소망들이 먼저 떠오르지요. 그러니 오늘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저녁 하늘을 한 번 올려다보시겠어요? 이 달항아리처럼 하루 덜 찬 보름달을 바라볼 때면, 아무 바람 없는 마음에 곱고 포근한 아름다움이 가득 깃든답니다.


조선 18세기, 높이 41.0cm, 몸통지름 40.0cm, 보물 제1437호, 국립중앙박물관, 접수 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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