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닿지 않던 곳에서
나는 오래도록 울었다

6. 포기하고 싶었던 날의 기록

by 오늘




진실을 알고 난 뒤,

더 큰 진실들이 나를 흔들었다.

하나의 균열은 틈 사이로 숨어 있던 것들이

참을 수 없다는 듯 모습을 드러냈다.

알고 싶지 않았던 이야기들,

마주할 준비조차 되어 있지 않았던 진실까지..

그 모든 것들이 밀려와 숨쉬기 어려웠다.

그때 더 큰 고통은 진실보다

사람들의 태도임을 알았다.

가족이라 믿었던 이들의 표정과 말은

생각보다 훨씬 더 차갑고 얇았으며

내가 무너져 내리는 자리에서도

그들은 아무렇지 않고 너무도 쉽게 등을 돌렸다.

서툰 위로조차 없었기에

누군가의 잘못으로 시작된 상처인지도

그 책임이 마치 나인 것인 양 묻는 눈빛들 또한

내 마음을 더 깊이 찔렀다.

그때 깨달았다.

내 편이라 믿었던 사람들 속에서,

정작 내 편은 아이들이었다는 사실을.

나의 부서진 마음에

아이들의 조심스럽게 바라보는 눈과 손이 내게 닿았다.

"엄마 괜찮아?"

그 한마디가 나를 더욱 아프게 만들었고 미안했다..

이런 아빠를 만나게 한 것도,

이런 상황으로 불안하게 만든 것도

아무 잘못도 없는 아이들에게 복잡한 어른의 그림자를 얹은듯싶어 가슴이 미어졌다.

어둠 속에서

스스로를 포기하고

잃어버린 사람처럼

포기하고 싶었던 날도 있었다.

모든 걸 내려놓고 싶은

충동이 찾아오던 밤들이 이어졌다.

절망의 끝자락에서

아이들의 작은 손길과

말없이 내 옆에 다가와 앉아 주고 안아주던 그 기척이

내겐 가장 큰 위로였다.

살아야 하는 이유를 찾은 것이 아니라,

이미 내가 붙잡고 있는 이유들이 내 곁에 있었다는 것을

비록 세상도, 가족도, 남편도 내 편이 아니었지만

내가 지켜주고 싶은 내 아이들을 잃고 싶지 않았다.

그 사실 하나가

무너진 마음의 가장 깊은 곳에서

아주 작은 빛으로 다시 피어오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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