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닿지 않던 곳에서
나는 오래도록 울었다

12. 살아남기 위한 선택

by 오늘




규칙을 세웠지만, 사람은 완벽하지 않았기에

지켜야 한다는 마음이 강해질수록,

나는 더욱 단단해지기도 했고

동시에 더 예민해지기도 했다.

거짓말에 대한 감정은 강박에 가까웠다.

사소한 말이라도 사실이 아니라고 느껴지는 순간,

가슴 깊은 곳에서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이해하려 하기보다, 재발하지 않게 말들고 싶었다.

다시는..

그 어둠 속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규칙은 지켜지는 날도 있었고

무너지는 날도 있었다.

희망과 실망이 번갈아 오는 반복 속에서

나는 매번 마음을 다잡으려 애썼다.

남편은 회피하는 성향이 있었다.

갈등이 커질수록 대화를 피하고,

몇 날 며칠 집을 비우기도 했다.

예전의 나였다면, 불안으로 걱정하고

어떻게든 빨리 봉합하려고 애 썼지만

마음이 달라졌다.

시간이 길어질수록

나는 점점 덤덤해졌고

걱정 대신 체념이 자리했다.

붙잡기보다 스스로의 마음을 다독이는 것을 집중했다.

"이 사람과의 관계는 이렇게 흘러가겠구나.."

생각이 들자 어떤 기대도,

어떤 환상도 내려놓으니 마음이 오히려 정리 되었다.

애써 이해시키려 하지 않고

애써 바꾸려 하지 않으니

내 감정이 조금씩 자유로워졌다.

누구의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누구의 행동에 하루의 기분을 맡기지 않고

내 삶의 온도를 나 스스로 유지하는 것

그것이 내가 세윤 규칙의 본질이고

살아남기 위한 선택이었음을

깨닫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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