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책을 냈습니다] '타인의 변화'를 만들다
<짬짬이육아>를 내고 난 뒤 "작가의 삶은 어떠냐?"라고 누가 물었다. 두세 명은 넘게 같은 질문을 받은 듯하다. 작가라니! 민망하다고 손사래를 쳤다. 사실 달라진 게 별로 없다. 아, 하나 있긴 하네. 이 책을 어떻게 알리지? 어떻게 팔지? 뭐 이런 생각? 쓰면서도 민망하다. 그 질문에 무슨 답을 해야하나 생각해보니... 나보다 오히려 내 주변 사람들이 달라졌다.
"야, 너 살이 왜 이렇게 빠졌어? "
"좀 신경 써서 뺐어. 너는 책도 내는데, 나도 뭐라도 해야지. 작년 가을에 너 책 낸다는 말 듣고 자극 좀 받았다야."
"너무 잘했다. 애들도 엄청 좋아하겠네."
"응, 애들이 너무 좋아해. 엄마 예뻐졌다고. 운동 하루에 2시간씩 5, 6개월 정도 한 것 같아."
"독하네... 잘했다. 야, 너 이참에 영어도 다시 시작해."
나와 이름이 같은 친구는 고등학교 동기다. 이과였지만 영어를 곧잘 해서 영어 말하기 대회도 나가곤 했다. 영어 대사를 달달 외던 친구의 모습이 아직도 선하다. 대학도 장학금 받으며 다녔다. 그러데 취직은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회사를 그만두고 변리사 공부를 하던 중에 오래 사귀던 남자 친구와 결혼했다. 친구 중에 가장 빨리 결혼했다. 결혼 후 공부는 계속하기 어려웠다. 큰애를 낳았고 두 살 터울로 작은 애도 낳았다.
친구는 그가 학창 시절 꿈꾸던 20, 30대와는 다른 삶을 살았다. 문득문득 우울했지만 다른 삶이 있을 리 없었다. 아이 둘과 남편을 뒷바라지하며 살뜰하게 살았다. 그런 친구를 보며 나 역시 문득문득 친구가 가진 재주가 아까울 때가 있었다. 모임에서 유일한 전업주부. 친구들과 모일 때마다 말했다. "너 영어 공부 계속해 그 재주 버리기 아까워. 그래서 누구라도 가르치면 좋을 텐데..." 주제넘은 오지랖인 걸 알면서도 아쉬운 마음에 나오는 말이다. 그럴 때마다 친구는 그저 웃기만 했다. 꽤 오래 동안은 살이 쪄서 우울하다는 말을 들었다. 그 친구가 달라진 거다. 뭐라도 해낸 거다. 오랜 만에 성취감을 느껴 좋다고 했다. 자신감 붙은 친구 모습이 보기 좋았다.
<짬짬이 육아>에도 나오는 큰아이와 주민번호가 같은 친구의 엄마는 초등학교 교사다. 평소에도 역사에 관심이 많던 그 친구는 '해야지' 생각만 하던 한국사 시험을 올해 준비할 거라고 했다. "언니 책 낸 거 보고 자극 많이 받았다"라고 했다. "잘 생각했다!"라고 응원했다.
한 후배는 말했다. "선배 정말 대단해요. 선배가 제 롤모델이에요. 저도 그림책에 관심 많았는데... 저도 하다 보면 저만의 무언가를 찾을 수 있겠죠?" 빈말인 걸 알면서도 기분이 좋았다. 내가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주었다는 게 신기하고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