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버(버틴다는 뜻)' 하는 40대 직장인의 이야기를 쓰는 리가 있다(편의상 '리'라고 하자). 나도 한 회사에서 '존버' 하는 입장이고 보기 드문 동갑내기라 그랬는지 많이 공감하면서 본 글이었다. 마지막으로 본 글이 언제더라... 싶을 때 쯤 우연히 그를 만났다. 그를 보자마자 "요즘 왜 글을 안 쓰세요?"라고 물었더니 돌아온 답.
"그러게요. 글 쓰는 게 이젠 재미가 없네요. 뭘 써도 그래요."
허허, 이 사람 보게나. 글을 재미로 쓰나... 그렇다. 재미로 쓴다. 청탁이나 정해진 마감이 없는 글쓰기라면, 생계형 작가 아닌 다음에는 재밌으니까 글을 쓴다. 재미없는데 굳이 할 이유가 있나? 나는 없다. 그래서 재미가 없다는 그의 말에 입술만 잘근잘근 씹었다. '할 수 없지. 재미없는 일을 스스로 하기란 얼마나 어려워?' 속으로만 말했다. 그런데 뭐지? 오래 걸릴 줄 알았던 그의 글을 다시 볼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쓰고 싶어진 건가? 뭐든 간에 반갑다, 반가워.
그의 글을 읽고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재밌어서 쓴 게 아니라, 필요에 의해 쓴 글이구나.' 그렇다. 글은 쓰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 쓰기도 하지만 필요에 의해 쓰기도 한다. 쓰고 싶은 글은 그냥 마음 내킬 때 쓰면 된다. 오늘 써도 그만, 내일 써도 그만이다. 꾸준히 쓰기 힘든 이유다. 필요에 의한 글쓰기는 어떨까? 같을까, 다를까? 같을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다(무슨 답변이 이래, 원래 인생이 다 그렇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