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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경 Aug 30. 2024

교보문고에서 4주째 버티고 있는 중

"작가님, 지난 주말 교보에 갔는데 <이런 제목 어때요?>가 아직 신간 매대에 있어요. 거의 4주째 버티고 있는 중이에요."

"꽤 버티는 건가요? 뭔가 제 건강 상태와 같은 느낌. 오늘 컨디션이 최근 두어 달 사이에 가장 좋아요."

"보통 신간 매대는 보름이면 순서상 빠지거든요... 잘 버티고 있어요. ㅎㅎ"


기특하다. 가장 더운 올해 여름, 핫팩을 등에 붙이고 살았다. 공기는 덥고, 등에 있는 물주머니는 뜨겁고. 그래도 온찜질을 해주는 게 증상 완화에 좋다고 해서, 기둥처럼 붙들고 여름을 보냈다.


그 사이 나온 책은 작가의 돌봄을 받지 못하고(미안해 ㅠ.ㅠ)... 선택받느냐, 못 받느냐... 그 치열한 서점 매대 한복판에 누워 독자를 기다리고 있었구나, 그 외로움을 견디고 있었구나. 내가 우는 건지, 책이 우는 건지 알 수 없는 뜨거움이 가슴에 차오른다.


제 책과 나란히 누워 있는 책들도 모두 눈 밝은 독자들의 선택을 잘 받았으면 좋겠네요! 모든 작가들 파이팅!


"왜 낫지 않는 거죠?"라고 물었던 내가 "왜 나아지는 거죠?"를 누구에게도 묻지 못하고 있는 사이, 처서의 매직처럼 내 몸에도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타오름이 덜해졌다. 대체 왜? 회사에서 맡은 일이 어제 끝났다. 쉬어야겠다. 좀 쉬면서 돌보지 못한 책을 좀 보듬어 줘야지.


서두를 거 없다. 지금까지 그랬듯 천천히 나만의 속도로, 우직하게.


몸을 움직이지 못할 때 머리로 생각하면 즐거운 일이 있었으니... 나만의 출간 로젝트로 책을 읽으신 분들에게 짤막한 질문을 드려서 답변을 받아볼 생각이다(혹시 질문받고 싶으신 분들 손들엇!).


작가로서 행복한 시간은 아마도, 책을 읽어주신 분들에게 이야기를 듣는 것.

부끄럽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한 순간이지만, 감사한 시간임은 틀림없다.

글이 어느 부분이 독자의 마음에 어떤 흔적을 남겼을지 궁금하다.


이제, 그 목소리를 들어보려고 한다.



글은 쓰지만,

제목이 어렵다면!


https://omn.kr/29xyh

http://aladin.kr/p/Oq6f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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