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에게 물었어] <필사의 기초> 조경국 작가
"초고 모두 넘기고 읽기 시작. 오늘 완독 예정."
10월 11일에 받은 카톡이야. 보자마자 웃음이 났어. 책을 내고 "읽어볼게", "잘 읽을게"라는 말은 수도 없이 들어봤는데 "지금 읽기 시작"이라는 톡은 처음 받았거든. 웃음이 비실비실 새어 나왔어. 선배는 사진도 한 장 보냈어. 이 친구는 비실이야. 선배가 키우는 반려묘. "깔고 앉으려고 눈치 보는 중"이라고. 네모난 건 뭐든 깔고 앉으려는 습성이 있다나? 나는 어쩐지 대박 기운이 난다고 말했어. 대박나라, 대박나라.
그리고 저녁 7시쯤. 선배에게 다시 톡이 왔어.
"좋은 공부가 되었다. 제목의 별명은 못 지었다. ^^ '제목이 안 나올 때' 편이 좋았다요, 공감 가는. 그리고 '편집기자의 독후감', 이 표현도 좋더라."
등등의 말을 전해주었어. 좋았던 이야기 말고도 좀 아쉬운 부분이랄지 고쳤으면 하는 표현도 지적해 주어서 얼마나 고맙고 든든했는지 몰라. 자, 그럼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 <필사의 기초>를 쓰신 조경국 작가님이 읽은 <이런 제목 어때요?> 후기를 같이 보자고.
- 책 다 읽었어? 어땠는지 궁금해.
: 다시 공부하는 느낌이었다. 현직에 (있을 때) 읽었으면 많은 도움이 되었을 듯. 현직을 떠나서 더는 고민할 필요가 없으니 다행.ㅎㅎ 글을 쓰거나 콘텐츠를 만드는 독자, 크리에이터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
- 정말 어려운 질문인데, 꼭 듣고 싶은 이야기고. 한 문장으로 어떤 책이라고 설명해 줄 수 있을까?
: 제목 지을 때 막막하다면 바로 이 책.
: 제목을 제대로 짓고 싶은 실무자를 위한 상냥한 지침서.
- 책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이 어디인지 대놓고 물어봐도 돼?
: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니라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설명해서 좋았음. 특히 '편집기자의 독후감' 편이 마음에 와닿았음.
- 어떤 사람들에게 필요한 책인지 이야기해 줄래?
: 요건 2번 답변으로 갈음. 특히 처음 기사 편집이나 콘텐츠 편집을 시작한 실무자에게 강추. 이 책을 보면 감을 잡고 시작할 수 있을 듯.
- 브런치 연재할 때 타이틀이 '제목 레시피'였어. 이 책을 다 읽고 난 뒤 먹고 싶은 음식을 떠올린다면 뭘까? 이유는?
: 어려운 질문인데, 팥빙수 위의 쫄깃한 찹쌀떡?
- 바쁜데, 이런 질문에 응답해 줘서 고마워. 혹시 마지막으로 나한테 하고 싶은 말 있어? 질문이든 뭐든.
: 질문. 제발! 꾸준히 글을 쓸 수 있는 비결을 알려주세요.
선배도 늘 꾸준히 쓰면서, 나한테 항상 '어떻게 그렇게 꾸준히 써'라고 묻는 게 신기해. ㅎㅎ 지금도 원고 하나 털었으면서... 기대하시라, <경상의 말들>(공저라고)...
글 쓰면서 좋은 건, 돌아보면 함께 쓰는 사람들이 언제나 곁에 있다는 거야. 글을 쓰는 일은 가장 외로운 일이지만 어떤 면에서는 동료가 가장 많은 일이기도 한 것 같아. 그래서 그런가. 글을 쓴다고 하는 사람에게서는 어쩐지 내적으로 훨씬 더 친해지는 기분이야.
지난 7월부터였나. 책을 낼 무렵 처음 재미와 홍보를 위해 시작한 가벼운 매거진 <이런 제목 전후 이야기'를 이렇게 길게 쓸 줄 몰랐네. 사실 이거 말고도 쓴 글은 아주 많아. 스무 개도 넘어. 브런치가 재촉하지 않아도 글쓰기 근육은 매일 키우고 있어. 발행을 못해서 그렇지.
한번 타이밍을 놓치기 시작하니까 발행이 자꾸만 어려워지네? 그냥 올리면 되는 것을. 뭔가 자꾸 완성하지 못한 글이라는 생각이 한번 들기 시작하니까 계속 다음에, 다음에 미루게 되는 거 나만 그런 거 아니지?
언제 한번 날 잡아서 왕창 그 이야기를 올리더라도 너무 놀라지 마. 갑자기 찾아온 통증과 재활 치료로 쓰게 된 글들이 꽤 있거든. 올해를 정리하는 기분으로 한 번은 올리겠지. 내일은 역대급을 추워진다고 해. 모두 건강 조심하자고.
제목 공부하기 딱 좋은 책,
전자책도 나왔어요. 큰글자책도 나왔습니다. ^^
선배 책도 봐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