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지 모르겠지만 재밌는 시집 / 크리에이터에게 인사이트가 되는 팟캐스트
#주간다다 40번째: 2020년 8월 둘째주
− 이원하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 / 팟캐스트 듣똑라 <'닷페이스' 조소담 대표 인터뷰>
1. 책
이원하 시집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 를 완독했다. 실은 모르겠다. 읽었다고 해도 되는 걸까? 눈으로 담고도 입으로 발음해도 무슨 말인지 몰라 메모한다. 시집을 읽으며 가장 많이 적은 건 물음표로 끝나는 말. ‘뭘까?’ ‘왜죠?’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시어에 페이지를 넘기길 주저한다. '여전히 슬픈 날이야, 오죽하면 신발에 달팽이가 붙을까' 라는 제목이라니. 슬픈데 왜 신발에 달팽이가 붙을까? 달팽이는 왜 잎이 아닌 건조하기 짝이 없는 신발에 붙을까? 비오는 날을 떠올려 본다. 촉촉한 잎에 붙어 목을 축이는 달팽이. 달팽이가 신발에 붙은 것은 그 위의 물기를 발견해서일까? 화자가 고개를 떨구어 우는 새 눈물이 신발코에 고이고, 달팽이가 물기를 쫓아 신발 위로 부지런히 오르는 모습을 떠올린다.
그렇지만 내가 상상한 그림과 시인이 의도한 바가 일치하는지는 알 수 없다. 아침에 페이지를 간신히 넘겼는데도 석연찮아 새까만 퇴근길에 다시 읽는다. ‘음악이 입을 다무는 / 저녁 일곱시’, 왜 저녁 일곱시에 음악이 멈추지? ‘신학기가 시작되’는 저녁 일곱시의 섬이란 또 무엇일까? 시어 바로 아래에 물음표를 새긴다. 어떻게 이런 표현을 만들 수 있지? 시인은 서울지하철 1호선도 순식간에 밤의 제주로 만든다.
2. 팟캐스트
듣똑라 시즌 3 105화 <없던 길도 만드는 뉴미디어, ‘닷페이스’ 조소담 대표> 인터뷰 에피소드는 크리에이터에게 좋은 인사이트이다. 제작자로서 콘텐츠의 가치를 이야기하는 대목에서 나는 창작으로 무슨 가치를 만드는지, 내가 글을 쓰고 영상을 만드는 이유는 무엇인지 다시 생각했다. 자기만족과 자아실현은 여전히 가장 큰 동력이다. 마음 속에 쌓인 것들을 꺼내 책장에 꽂아 넣는 게 글쓰기라면 영상은 내 것이 제일 재밌어서 만든다. 일단은 이 정도만 알 수 있다. 계속 생각해 볼 화두다.
한편으로 가치는 시청자가 발견해주어야 알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어제 모임에서는 최근에 업로드한 <먼슬리 다이어리 적는 법> 영상(하단 첨부)에 대한 피드백을 잔뜩 얻었다. 어땠냐고 물으니 친구들은 '먼슬리 날짜를 잘못 써도 안절부절하지 않고 쿨하게 넘긴다'는 점, '7월에 본 작품을 단순히 기록할 뿐만 아니라 작품에 대한 의견까지 이야기해주는 점'이 좋다고 이야기해주었다. 여러분, 제 영상을 왜 보시나요? 어떤 점이 좋으신가요. 알려주세요!
2020년 8월 10일부터 16일까지
1. 책
이원하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
난생 처음 시집 완독하다! 읽으면서 제일 많이 적은 말은 '뭘까?' '왜지?'
2. 음반
유키카(YUKIKA) <서울여자>
타이틀곡 '서울여자'를 들으면서 제일 많이 떠올린 곡은 오지은의 '서울살이는' ㅋㅋ 유키카는 서울 살이의 인스타 버전, 오지은은 에세이 버전 같음.
3. 팟캐스트
- <NPR Politics>를 듣기 시작했다. 말이 빨라서 백 번 들어야 한 문장 이해됨
- <듣똑라> 닷페이스 조소담 대표 인터뷰 편. 인사이트를 많이 얻은 에피소드였다. 콘텐츠 제작자로서 콘텐츠의 가치?! 나도 고민해봐야 할 지점.
매주 본 컨텐츠 중 가장 인상적인 작품을 기록합니다. 인스타그램(@spaceandtime_)에서 2019년 여름부터 연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