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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da kim Jan 15. 2020

우리는 우리고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지

넷플릭스 드라마 <블렛츨리 서클 : 샌프란시스코>


주간다다 다섯번째 / 2019년 9월 셋째주

ITV 제작•넷플릭스 드라마 <블렛츨리 서클 : 샌프란시스코>는 BBC 범죄/추리 드라마 <블렛츨리 서클 시즌 1, 2>의 스핀오프이다. 영국을 무대로 한 본 시리즈가 주인공 여성 4인방의 탁월함(클라리사 에스테스 식으로 표현하면 ‘야성’)을 복원하는 과정이라면, <샌프란시스코>는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함께’ 알아가는 과정이다.

옛 동료를 죽인 범인을 쫓아 미국으로 건너온 진과 밀리. 전후 직업을 잃고 주부 겸 연주자로 지내다 진과 밀리를 만난 아이리스. 탁월한 기술자 헤일리.

아이리스는 진과 밀리를 만나고 옛 동료 헤일리와 재회한 후 잊고 지내야만 했던 자신의 재능을 되찾는다. 자유분방한 헤일리는 영국 밖 세계를 몰랐던 진에게 캘리포니아의 맛, 캠프파이어와 밤 수영을 선사한다. 옛 동료를 죽인 연쇄살인범의 정체를 밝힌 후 영국으로 돌아가려 했지만 집시의 피를 물려받은 동료, 새로운 삶을 같이 개척하자는 밀리의 설득에 의해 샌프란시스코에서 살아보기로 결정한다.
진은 친구를 잃고 스스로 죽음의 문턱에 선 여성, 클레어에게 손을 내민다. 당신도 새 삶을 꾸릴 수 있다고.

냉전시대 한복판에서 살아가는 동료 헤일리의 성 정체성은 흑인 여성 아이리스에게 걱정거리이다. 아이리스는 ‘내 피부 색은 가릴 수 없지만 누구도 그걸 알 필요는 없잖아’ 라며 헤일리에게 말을 아낄 것을 조언한다. 그러나 헤일리는 ‘가만히 있는 것이 절 더 망치고 있다’며 동성을 좋아한다고 고백한다. 아이리스는 헤일리를 통해 자신이 모르는 삶을 본다. 그리고 헤일리의 옆에 서서 말한다. ‘우리는 우리고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지’.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연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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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가장 인상적인 컨텐츠를 기록합니다. 인스타그램(@spaceandtime_​)에서 2019년 여름부터 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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