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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빠투툼 appatutum Jan 24. 2018

공부로만 익혔던 국사, 현장을 보니 다르네

산청 지리산 여행

                                         

▲ 내원야영장 내원야영장은 지리산 내원사 입구에 위치한 국립공원 야영장이다. 


산청 황매산 철쭉축제를 보고 이날의 숙영지인 '내원야영장'으로 향했다. 황매산에서 내원야영장까지는 국도로 1시간 30분가량을 달려야 한다. 오랜만에 혼자 떠나는 초행길이라 네비게이션을 오랜만에 업데이트했다. 그런데 업데이트 설정이 잘못 됐던 것인지 주소로 검색하는 기능이 사라져버렸다. 


내원야영장은 포털 지도에서 검색하면 나오는데, 내가 사용하는 네비게이션에서는 조회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주소검색 기능도 사라져버려서 어떻게 검색해야 할지 난감했다. 다행히 내원야영장은 지리산에 있는 '내원사' 사찰 입구에 위치하고 있어 '내원사'를 검색해서 찾아갈 수 있었다. 


▲ 남명기념관 내원사로 가는 길에 산청선비대학이 있다. 산청선비대학안에는 남명 기념관도 함께 있다. 


▲ 반공유격전적비 한국전쟁당시 마을을 지키기 위해 학생들로 조직된 전쟁에 참여했던 특공대원들의 영혼을 기리기 위해 1983년 6월 6일 건립됐다. 


내원사로 가는 길목에는 '산청선비대학'이 있다. 선비대학이라는 말이 신기해서 차를 멈추고 안으로 들어갔다. 평일이라 그런지 구경 온 사람은 나 혼자였다. 관람객이 없어서 '아무나 들어와서 구경하면 안 되는 곳인가?' 생각하고 있었는데 안내하시는 분께서 편히 구경하라고 했다. 


산청 선비대학안에는 '남명기념관'이 있다. '남명'은 1501년 6월 26일 합천 삼가에서 태어난 성리학의 대가이며 사림의 영수로서 망우당 곽재우와 재암 정인홍, 송암 김명 등 57명의 의지사들의 스승이다. 그의 제자들이 '임란'을 승리로 이끌어 일본정부는 남명을 '의병의 아버지'라 부르며 두려움과 미움을 표시했다.


남명기념관이 있는 산청선비대학 옆에는 '반공유격전적비'가 있는데 이는 한국전쟁 당시 마을을 지키기 위해 학생들로 조직된 특공대원들의 영혼을 기리고 후세에 호국보훈 정신을 기리기 위해 1983년 6월 6일 건립되었다.


▲ 덕산시장 내원사 야영장에 가기전 마지막 시장이다. 시골의 시장답게 대기업의 프렌차이즈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산청 선비대학과 반공유격전적비를 구경하고 내원사로 들어가는 길에는 덕산시장이 있다. 내원야영장에 캠핑을 하러 가는 사람들은 이 덕산시장이 필요한 물품을 구입할 수 있는 마지막 코스다. 시골에 있는 시장이라 도시의 시장이나 대형마트처럼 많은 점포들이 있진 않지만 각자 개성이 넘치는 가게들로 구성되어 있다.


최근 도시 거리에 나가면 점포 중 대부분이 대기업 프랜차이즈 가맹점인 걸 생각하면, 개인 사장들이 자기의 전문 분야인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덕산시장은 시골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 내원사 내원사는 신라말기에 세워진 사찰로써 덕산사라고도 불린다. 


덕산시장을 지나 지리산으로 조금 더 올라가면 내원야영장이 나오고 야영장에서 차로 5분도 채 걸리지 않는 거리에 '내원사' 사찰이 있다. 평소 사찰이나 역사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나는 합천의 '해인사'와 같이 큰 사찰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올라갔는데 생각보다 작은 규모의 사찰을 보고 약간은 실망했다. 게다가 사찰 내 3층석탑 보수공사 중이고 앞에 하천도 보수를 하는 건지 큰 바위들과 포크레인들로 정겨운 경치를 해치고 있었다.


그 점을 감안한다면 내원사 사찰은 조용하고 아늑한 사찰 분위기였다. 사찰 앞을 흐르는 시원한 내원계곡과 지리산의 산새를 감상할 수 있는 내원사는 마음을 정갈하게 다잡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학창 시절부터 역사에 무지한 나. '국사'라는 과목을 몇 년이나 배웠지만 국사는 단순한 '암기 과목'이라는 생각으로, 벼락치기를 통해 시험만 끝나면 쉽게 잊어버리고 살아왔다. 내가 아는 대한민국의 역사라는 건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봐온 '사극'이 전부였다.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우리나라 금수강산을 여행하면서 그 지역의 전통과 역사를 알아가고 있다. 직접 체험하고 보고 느낀 공부야 말로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공부가 아닐까 싶다.


일정을 끝내고 내원야영장에 베이스캠프를 차렸다. 관리사무소 직원에게 물어보니 오늘 야영장 예약자가 나 포함 두 명이라고 한다. 그런데 그마저도 한 명이 취소를 하는 바람에 이 넓은 야영장을 하룻밤동안 오롯이 나 혼자 사용하게 되었다. 정말 제대로 '쏠캠'을 즐길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레였다. 하지만 그 것도 잠시 밤에 갑자기 내린 소나기와 천둥 번개. 그리고 강한 바람은 나를 밤새 뜬눈으로 떨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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