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려해상 국립공원 거제도
▲ 신선대 해금강테마박물관 옆 멋진데크로드를 따라 내려가면 신선대의 멋진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쏠캠의 둘째 날.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 짐 정리를 해서 산청을 떠났다. 오늘의 목적지는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인 거제도다.
직장에 다닐 때 거제도는 내가 소속된 경남 본부의 관할 구역이라 업무 차 가끔 찾았던 곳인데 매번 갈 때마다 거래처 사무실만 다녀온 터라 관광지로써의 거제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오늘의 숙영지는 한려해상 국립공원 야영장인 학동 오토 캠핑장이다.
지중해 뺨치는 거제도의 몽돌 해변
▲ 몽돌해변 우리나라 최대규모의 몽돌해변인 학동흑진주몽돌해변
오랜만에 거제로 출발하기전에 거제도 거래처에 아직 근무를 하고 있는 동갑내기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점심이나 같이 먹으면서 얼굴 좀 보자고. 이렇게라고 일부러 찾아가지 않으면 잘 만나기 힘든 게 사실이다.
산청에서 아침 든든히 챙겨먹고 짐 챙겨 10시쯤 출발했는데, 거제도에 있는 거래처 사무실앞에 도착하니 12시가 갓 넘은 시간이었다. 딱 점심 때라 오랜만에 친구와 함께 점심을 먹었다. 메뉴를 뭘 먹을까 고민하다 사무실에 다른 직원이 소개해준 해물 뚝배기로 정하고 거제시 고현동으로 갔다.
▲ 해물뚝배기 거제도에 사는 친구가 추천해준 메뉴.
고현동의 한 식당에 들어가서 해물 뚝배기를 주문하고 메뉴를 추천해준 친구에게 전화를 하니 우리가 들어온 옆집이 거제에서 유명한 집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미 우리 앞에는 상이 차려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시장이 반찬'이라고 배고픔과 반가움에 맛있게 한 그릇 잘 먹었다.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학동으로 향했다. 학동에는 '학동 흑진주 몽돌 해변'이 있다. 몽돌 해변은 백사장 모래대신 동글 동글 잘 다듬어진 몽돌이 해변의 주인이다. 몽돌 해변으로는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해변이라고 한다. 유명한 곳이어서 그런지 특이한 안내판이 서 있었다.
'몽돌채취금지'
사람들이 돌 예쁘다고 가지고 가는 모양이었다. 예쁜 몽돌은 해변에서만 볼 수 있으니 몽돌 해변을 찾는 사람들은 아름다운 자연을 보존하기 위해 잘 지켜야 할 것 같다.
몽돌 해변 바로 앞이 내가 묵을 '학동오토캠핑장'이다. 바닷가 캠핑장이라서 그런지 지리산과 달리 캠핑장에 그늘이 없었다. 바람은 또 어찌나 불어대는지 햇빛이 뜨거운 한낮에 혼자 텐트 치느라 고생했다. 바람이 너무 강해서 팩을 박기 전에 날아가 버리곤 했다.
겨우 텐트를 다 치고 얼른 거제 구경을 나갔다. 몽돌 해변에서 남부면 해금강까지 이어지는 거제대로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로 선정된 곳이다. 해안 도로를 따라 달리면 왼쪽으로 한려해상 국립공원의 멋진 바다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차로 달리는 것도 좋지만 걷는 것을 좋아한다면 '그물개 오솔길'을 이용하면 좋다. 해안가의 숲 사이로 이어진 데크길이 산림욕을 하기에도 좋고 나무 사이사이 아름다운 바다가 보이는데 그 경치 또한 예술이다.
▲ 그물개(학동) 오솔길 그물개는 학동해변이 그물을 펼쳐놓은 형상같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신선대와 바람의 언덕... 명물은 핫도그?
한국의 아름다운 길을 따라 10여 분을 달리면 멋진 경치에 자연스럽게 차를 멈추게 된다. 바로 해금강테마박물관과 바람의 언덕이 있는 남부면이다. 거제에서 유명한 곳을 꼽으라면 아주 많지만, 그 중에서 생각나는 게 바로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한 '바람의 언덕'이다. 거제 사는 친구는 '바람의 언덕에 가면 진짜 바람만 불지 아무것도 없다'고 했지만,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나로써는 안 가볼 수 없는 곳이 바로 여기다.
바람의 언덕을 찾아 가려고 온 길에서 의외의 경치에 발길을 돌린 곳이 바로 해금강 테마 박물관 옆 '신선대'의 절경이다. 길게 이어진 데크 로드를 따라 내려가면 끝에 있는 해안가 바위에 도착한다. 바다와 절경을 감상하기 아주 좋은 곳이었다. 내가 간 이 날은 소풍을 왔는지 학생들의 방문이 많았다.
▲ 바람의 언덕 수많은 드라마에 나온 바람의 언덕. 몸을 가누기 힘들정도의 바람이 분다.
드디어 가장 가보고 싶었던 '바람의 언덕'에 도착했다. 신선대 맞은편 마을에 '도장포'라는 작은 항구가 있다. 항구 옆에 방파제처럼 생긴 동산이 있는데 바로 거기가 바람의 언덕이다. 바람의 언덕에 올라가면 정말 바람이 많이 분다. 가끔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많은 바람이 불기 때문에 모자나 옷가지가 날아가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바람의 언덕의 명물은 풍차와 핫도그다. 바람의 언덕에 올라가면 커다란 풍차가 서 있는데 한려해상 바다의 멋진 풍경과 더불어 지중해의 느낌이 난다. 바람의 언덕에 온 사람들은 저마다 풍차를 카메라에 담기 바쁘다. 바람의 언덕 입구에 있는 핫도그 집. 주변에 간식 거리 파는 곳이 여기뿐이다. 부모님따라 놀러나온 아이들의 손에는 모두 이 집 핫도그가 들려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명물이 된 것 같았다.
점심 먹고 거제 학동까지 들어오는 길에 거제 자연 휴양림, 문동 폭포 등 가보고 싶은 곳이 많이 보였다. 내일 마지막 일정을 위해 남겨 두고, 오늘은 한려해상 국립공원의 아름다움을 가슴에 품고 학동 오캠장으로 돌아와 사촌 누나와 매형의 게스트 방문을 준비하며 하루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