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과 눈물 감동이 있었던 제7회 창창포럼
지난 2월 12일. 경남 창원에는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다. 매월 둘째주 금요일 저녁 6시 30분, 창원시 팔용동에 소재한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는 창업에 관심이 있는 청년들이 스스로 '불금'을 반납하고 모여 자신의 꿈을 찾기 위한 <창창포럼>이 진행된다.
설 연휴가 지나고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날이라 창창포럼의 참여율이 저조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많은 청년들이 창창포럼을 함께 하기 위해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로 모여 들었다.
▲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 센터 소개를 시작으로 제7회 창창포럼이 시작되었다
나는 창창포럼 1회 때부터 빠짐 없이 참석하고 있다. 이달 말이면 15년간 해오던 직장생활을 끝내고 '홀로서기'를 시작한 지 만 1년이 되는데 지난 1년간 혼자서도 외롭지 않게 내 일을 해올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바로 이 창창포럼이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번 7회차 창창포럼은 나에게 있어 조금 더 특별한 날이었다. 이날 강사였던 '나인컨설팅그룹'의 박성호 대표는 10년 전 산업기능요원으로 경북 구미시의 한 중소기업에서 나와 함께 근무를 했던 동료다. 지금은 어엿한 벤처기업의 대표가 되어 자기 사업을 멋지게 꾸려나가고 있다.
산업기능요원으로 복무했던 회사를 나온 뒤 한번도 만나지 못하고 SNS로만 소식을 전해듣고 지내던 사이였는데 최근에 내가 만들고 있는 창업 관련 팟캐스트 <창업몬>에 게스트로 모시게 되면서 10년 만에 얼굴을 볼 수 있었다. 그렇게 다시 인연이 계속되어 창창포럼의 강사로까지 모시게 되었다.
'행복한 회사 만들기'라는 주제로 진행된 박성호 대표의 강의는 연속으로 2시간이 진행되었다.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30분가량이 더 길어졌지만 웃음과 눈물, 감동이 있어 청년들은 뜨겁게 공감했고 지연된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3개월 만에 망할것이 예상되는 회사'라는걸 뻔히 알고 시작했지만 그 회사는 망하지 않았고 지금은 구성원들을 '직원'이 아닌 '식구'라고 부르며 점점 더 멋지고 행복한 회사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 강연 웃음과 눈물이 함께한 나인컨설팅그룹 박성호 대표의 멋진 강의
10년 전 같은 직장의 동료였던 형님의 사업 이야기를 들으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내 옆자리에 앉아서 노트에 열심히 필기까지 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이 사람은 불과 내가 작년까지 다니던 회사에서 옆부서에 근무하던 동료였다.
나보다 좀 더 빨리 회사를 나와 지금은 일본을 왔다 갔다 하며 무역업을 하고 있다. 같은 회사를 그만둔 OB들끼리 지난 연말에 모이면서 '함께 하는 즐거움'을 나누자고 창창포럼을 추천했다.
그리고 그 옆에는 또 다른 나의 지인이 함께 했는데 그 형도 지금 강의를 하고 있는 강사님과 같이 산업기능요원으로 한 회사에 근무하던 동료였다. 산업기능요원 복무가 끝나고 거제도로 내려가 조선회사에서 '용역사원'으로 일을 시작했었는데 지금은 용역회사를 만들어서 사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어려워진 조선 경기 탓에 새로운 먹거리가 필요했고 때마침 옛 동료였던 형님의 강의가 있다고 연락했더니 거제도에서 한걸음에 달려와 주었다.
이렇게 많은 나의 지인들이 참석해 주었고 그동안 창창포럼의 운영진이 된 나는 많은 동료들이 생겨났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라면 어떤 일도 다 해낼 수 있을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도 창창포럼에서 만난 인연들과 함께 팟캐스트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고 그 팟캐스트가 조금씩 유명해져서 지역 공중파 라디오에도 출연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
4개의 프로젝트팀 발족... 그 원대한 꿈의 시작
▲ 창창포럼 제7회 창창포럼 단체사진
'사람부터 모아보자'라는 생각으로 시작한 창창포럼은 이제 꾸준히 참석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정회원'제를 시행한다. 정회원이라고 해서 회비를 내거나 하진 않는다. 창창포럼은 누구나 가벼운 마음으로 함께 할 수 있는 모임이 되기 위해서다. 단지 창창포럼을 통해서 만난 청년들이 아이디어를 모아 창업을 하게 되면 그 수익금의 일부를 창창포럼 운영비로 사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창창포럼의 정회원이 되면 기업의 '사원증'처럼 창창포럼 정회원임을 입증하는 'ID카드'를 제작해서 지급할 예정이다. ID카드 지급 소식에 '대기업 사원이 아니면 잘 가지기 힘들었던 사원증을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져보게 됐다'며 기뻐하는 구성원들도 있었다. 이렇게 창창포럼의 구성원들은 사회라는 치열한 환경 속에서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또 위로를 받으며 지내고 있다.
창창포럼이 시작된 지 7개월이 지난 지금, 창창포럼에는 창업을 주제로 한 팟캐스트 <창업몬>을 비롯해 총 4개의 프로젝트팀이 생겨 활동을 시작했다. 창업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모의 체험을 미리 해볼 수 있게 게임 형태의 교육 자료 개발하고 있는 <마블>팀과 '도로명 주소 변경'이라는 키워드와 '홍보'라는 키워드가 만난 미디어 컨텐츠 제작 프로젝트 <웃길來>팀. 그리고 오로지 '진학'과 '취업'만을 위한 교육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청소년들이 꿈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육 프로젝트 <두드림>이 그것이다.
창창포럼의 4개 프로젝트는 1회부터 꾸준히 참석하고 있는 운영진들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또한 창창포럼 정회원제를 도입해 정회원이 된 사람들은 누구나 새로운 프로젝트를 만들고 기존 프로젝트팀에 합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예정이다.
창업에 대한 인프라가 현저히 부족한 '지방'의 서러움을 청년들 스스로 극복하고자 만들어진 창창포럼의 그 원대한 꿈은 하나 하나 모인 청년들의 열정이 더해져 폭우가 쏟아지는 금요일 저녁이라는 악조건속에서도 조금씩 꽃을 피워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