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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빠투툼 appatutum Feb 08. 2018

벚꽃 흐드러지게 핀 진해에 '좀비'가 나타났다

지역과 함께하는 청년들의 유쾌한 영상 콘텐츠 제작팀 '웃길래' 프로젝트

                                                                                                                     

▲ 웃길래 웃길래 프로젝트는 경남지역 청년들이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들어 우리 지역의 축제와 소외된 상권을 홍보하고자 만든 자발적 모임이다 


지난 3월 27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경화역을 비롯한 군항제 행사장 주변에는 좀비 분장을 한 청년들이 출몰했다. 그들의 얼굴에는 온통 회색빛의 화장품을 떡칠하고 눈밑에는 새카만 다크써클을 그려넣어 창백한 좀비의 모습을 연출했다. 그 모습을 한채 느릿느릿 좀비 연기까지 하며 돌아다니다보니 나들이 관광객들은 연신 스마트폰을 꺼내 사진을 찍어댔다.


아직 축제기간이 시작되지 않았지만 날씨가 좋은 휴일이라 많은 사람들이 놀러 나온 진해에 우스꽝스러운 분장을 하고 나타난 이 청년들은 '웃길래 프로젝트'라는 이름의 재미있는 청년들이다. 이들은 재미있는 영상 콘텐츠를 제작해 우리 지역의 소외된 상권이나 특산물, 축제등을 홍보하기 위해 결성됐다.


웃길래 프로젝트는 창원에서 창업하고 싶은 사람들의 모임인 '창창포럼'의 멤버들 중에 문화예술사업에 관심이 있거나 현재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청년들이 모여 만든 자발적 프로젝트 단체다.


웃길래 멤버들을 만나게 해준 창창포럼은 모두가 자기만의 꿈을 이루기 위해 창업을 꿈꾸고 있지만 지역에서 살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너무 많은 소외감을 느끼며 살아온 청년들이 모여 스스로 지방의 서러움을 극복해보고자 하는 모임이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우리 스스로가 지역에 더 깊이 녹아들어 지역과 함께 성장해야만 지방의 서러움이 극복 될 것이라는 생각에 지역과 함께 하는 여러가지 프로젝트를 만들게 되었다. 그렇게 탄생한 프로젝트가 바로 '팟캐스트-창업몬과 '웃길래 프로젝트'다.


웃길래 프로젝트는 1인 미디어 시대에 발맞춰 많은 사람들이 '짤방' 형태로 소비하고 있는 영상 미디어 콘텐츠를 우리 지역의 소외된 상권이나 골목길 등에서 촬영하고 영상 속에 자연스럽게 우리지역 특산물이나 축제를 노출시켜 재미와 홍보를 동시에 전달하는 콘텐츠를 제작한다.


예산없이 영상 콘텐츠를 만든다는 것... 어려웠다


▲ 벚꽃좀비 포스터 벚꽃좀비 제작을 위한 홍보 포스터 


지난 2월 발촉한 웃길래 프로젝트는 약 두 달간의 기획 회의기간을 거쳐 지역 내 유명한 봄 축제인 '진해 군항제' 홍보를 그 첫 번째 작품에 담아 내기로 했다. 웃길래 프로젝트 본연의 취지는 지역의 소외상권이나 재래시장 홍보에 있지만 웃길래 프로젝트에서 제작한 영상 콘텐츠의 브랜드 파워를 먼저 키워야 했기에 처음엔 유명한 가요와 유명 축제, 거리등을 접목한 콘텐츠를 제작하기로 했다.


그 첫 번째 작품인 '벚꽃좀비'는 버스커 버스커의 <벚꽃엔딩>이라는 노래의 별명이다. 봄만 되면 다시 가요차트에 나타나는 모습이 마치 죽었다 살아 돌아오는 '좀비'와 닮았다는 뜻에서 붙여졌다. 그 단순한 별명 하나에서 출발해 '진짜 좀비가 출연하는 벚꽃엔딩 뮤비를 만들면 재미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실천에 옮긴 작품이다.


처음 웃길래 프로젝트는 3명으로 출발했다. 다행히 그 들은 영상 제작 스튜디오, 공연기획 제작단체, 음악 프로덕션과 같이 각자 콘텐츠 제작 사업을 하고 있는 청년들이었고 그 들이 각자 할 수 있는 재능을 모아 영상을 자체 제작하면 되겠다는 판단에서였다. 하지만 한편의 영상 콘텐츠를 제작한다는 것은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기획 회의를 거쳐 첫 작품의 콘티를 짜면서 영상 콘텐츠 제작에는 다양한 분야의 멤버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일러스트를 통해 콘티를 짤 때 간단한 그림으로 표현이 가능한 사람을 비롯해 많은 촬영팀과 분장팀 그리고 배우와 스탭등의 많은 인원이 필요했다. 하지만 웃길래 프로젝트는 수익 사업을 하는 단체가 아니라 제작비 예산이 없어 필요한 인력을 돈 주고 쓸 수는 없었다.


고민 끝에 웃길래 프로젝트에서는 그 들과 비슷한 생각을 하는 청년들을 모아보자며 포스터를 제작했다. 사람들이 궁금해 할만한 '벚꽃좀비모집'이라는 문구를 넣어 촬영과 배우를 모집했다. 하지만 아직 웃길래 프로젝트는 이제 막 시작했기 때문에 프로젝트를 아는 사람들이 없었고 사람들이 잘 모이지도 않았다.


진해 군항제는 2016년 4월 1일부터 시작이다. 첫 작품인 벚꽃좀비는 군항제 전에 영상 콘텐츠가 완성돼 배포돼야 한다. 그래서 촬영일을 군항제 일주일전인 3월 27일로 확정했다. 27일 촬영을 목표로 열심히 사람들을 모으고 소품과 배우를 끌어 모아 어렵사리 촬영을 할 수 있었다. 


▲ 단체샷 벚꽃좀비 촬영을 마치고 웃길래 프로젝트 멤버들이 단체사진을 찍었다 


촬영 당일 첫 코스로는 진해에서 벚꽃으로 유명한 경화역으로 갔다. 하지만 며칠간 날씨가 추워 벚꽃들이 채 피지 않고 꽃봉우리만 보이는 상태였다. 벚꽃이 만개하고 흩날리는 모습을 영상에 담아야 그 영상을 보고 아름다운 진해 군항제 행사를 찾아올텐데 촬영일자와 개화시키가 맞지 않아 난감했다.


어렵게 시간내서 촬영을 하러 왔는데 꽃 때문에 촬영을 접을 수는 없었다. 꽃이 덜 피긴 했지만 영상을 예쁘게 편집해서 살려보기로 하고 촬영에 들어갔다. 그 중에 꽃이 조금이라도 더 많이 핀 나무 아래에서 촬영을 할라치면 놀러나온 나들이객들도 그 나무 아래에서 사진을 찍어야 했기에 통제 없이 촬영을 한다는것 또한 힘든 일이었다.


당초 함께 하기로 한 배우들 4명이 나오지 않았다. 그 덕에 카메라 2명을 제외한 전원이 좀비 분장을 하고 배우로 나서야 했다. 그렇다보니 주변 사람들에게 협조를 구하는것도 다음 촬영장소를 섭외하는것도 모든 것이 어려움이었다. 어렵게 촬영이 진행되다보니 머릿속에는 점점 '망했다' 라는 생각이 밀려왔다.


정신 없는 촬영이 끝나고 웃길래 프로젝트의 멤버들은 칼국수를 먹으며 서로가 서로에게 힘들었을 하루를 위로했다. 그래도 나름 재미있는 경험이었다며 '어이없는' 기획에도 함께 해준 친구들이 너무 고마웠다.


촬영 다음날 저녁, 웃길래 프로젝트의 멤버들은 마산 봉암동에 있는 한 스튜디오에 모여 전날 찍은 영상을 PC로 옮겨 뮤직비디오 편집 작업에 돌입했다. 촬영 시간이 짧아 많은 장면을 카메라에 담지 못해 아쉬웠지만 영상으로 보니 촬영 당시 쳐지던 분위기와 달리 의외의 명장면이 많이 나왔다. 그 장면들로 뮤직비디오를 만들면서 너무 많이 웃었고 그렇게 아주 멋지고 재미있는 첫 작품이 완성됐다.


<벚꽃엔딩>. 딱 이 시즌에 너무나도 어울리는 노래다. 몇년째 들어왔던 익숙한 노래이지만 올해는 웃길래 프로젝트에서 만든 재미있는 영상과 함께 즐기면 더욱 좋을 것이다. 그리고 진해 군항제 행사장이 궁금한 사람들도 벚꽃좀비 영상을 보길 바란다.


웃길래 프로젝트가 함께하는 경남 창원시 진해 군항제 축제는 2016년 4월 1일부터 10일까지 계속된다. 또한 올해 진해 군항제 행사가 절정에 이르는 주말에는 시내 전구간 교통이 통제된다고 하니 방문하실 분들은 임시주차장의 위치와 셔틀정보를 반드시 알아보고 가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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