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일에도 감사할 줄 아는 팟캐스트 '창업몬' 팀 즐거운 워크숍 현장
▲ 거제대명마리나리조트 창업몬의 첫번째 워크숍
지난 7일, 경남지역의 청년 사업가들이 모여 창업을 주제로 한 팟캐스트를 제작하는 '팟캐스트-창업몬'팀의 워크숍이 거제 대명마리나리조트에서 진행되었다. 지난해 11월 결성한 팟캐스트-창업몬은 각자의 사업체를 꾸려나가는 4명의 진행자들의 이야기와 더불어 지역 내 다양한 업종의 사업체 대표를 게스트로 섭외해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창업지망생들이 '창업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인터넷 라디오 방송이다.
'재미삼아 한번 해보자'로 시작한 방송은 매주 1개의 에피소드가 발행되며 어느 덧 20개가 훌쩍 넘었고 출연한 게스트만 10명이 되었다. 지역 내의 청년들이 모여 '의미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판단했는지 여러 언론사에서 취재를 나오기도 했었고 MBC와 KBS 지역 라디오 방송에도 출연하면서 빠르게 유명세를 타고 있다.
뿐만 아니라 팟캐스트-창업몬의 멤버들의 '좋은' 뜻에 공감하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후원을 하고 싶다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창업몬의 멤버들은 애초에 돈을 벌기 위해 시작한 일이 아니라 후원을 받는 것에 있어 조심스러우면서도 계속해서 이 방송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일부 후원자분들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이번에 진행된 창업몬의 워크숍 역시 창업몬을 응원해주는 후원자분께서 리조트를 협찬 해주면서 진행되었다. 팟캐스트 방송을 시작한 지 만 5개월도 채 되지 않았는데 여러가지 신기한 일들이 계속해서 생기면서 창업몬의 멤버들은 놀라워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시작이 헛된 일이 아니었음을 실감하는 중이다.
지금까지 팟캐스트-창업몬에 출연한 게스트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지역 내에서 대기업과 경쟁하고 있는 IT 벤처기업의 대표에서부터 마술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청년사업가, 동네 치킨집 사장님, 푸드트럭을 운영하고 계시는 부부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자기만의 꿈을 이뤄가는 서민들의 모습을 담아냈다.
▲ 단체샷 워크숍을 위해 팀복을 맞춰 입었다
창업몬의 멤버들은 워크숍을 준비하면서 팀웍을 더 돈독하게 하기 위해 단체복을 만들었다. 하얀색 후드티에 창업몬의 로고인 외눈박이 '몬스터'를 넣고 각자의 닉네임인 '제네시오몬', '참새몬', '아빠투툼몬', '젬베몬'을 새겨 넣었다.
그리고 창업몬의 1화 게스트이자 창업몬의 또 다른 프로젝트인 보드게임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꾸꾸몬'도 이번 워크숍에 함께했다. 따로 운영 예산이 없는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각자의 사비를 털어 티셔츠를 제작하면서도 마냥 즐거웠다.
워크숍 전날부터 억수같이 비가 내렸다. 워크숍 일정에는 거제 관광지를 여행하는 시간도 있었는데 '놀지 말고 일해라'는 하늘의 게시라 생각했다. 비가 와서 기분이 쳐질만도 한데 워크숍을 떠나는 멤버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가득했고 특히 협찬받은 리조트에 도착해 멋진 경관과 시설을 보고는 더욱 신이 났다.
리조트 근처에서 점심을 먹고 주변 산책을 잠깐 한 뒤 바로 숙소로 올라갔다. 짧은 1박 2일 워크숍이지만 해야할 일은 많았기 때문이다. 먼저 다음주 월요일 발행 되어야 할 10화 1부 방송을 녹음했다. 오랜만에 답답한 녹음실을 벗어나 거제 바다가 보이는 리조트에서 녹음하는 방송이라 그런지 대본 없는 우리 방송인데도 멘트가 술술 흘러 나왔다.
말도 안되는 아이디어... 마법같은 살을 붙여 현실로 만든다
1시간 가량의 방송 녹음을 끝내고 창업몬의 멤버들은 현재 개발 3개월차에 접어든 보드게임 베타 테스트를 진행했다. 팟캐스트-창업몬이 '창업'이라는 주제로 많은 사람들에게 창업 정보를 제공하는것에 기반해 개발중인 보드게임내에서도 팟캐스트-창업몬 4명의 멤버들이 캐릭터가 되었다.
'보드게임-창업몬'이라는 팀명으로 '아빠투툼몬', '젬베몬', '꾸꾸몬'이 개발한 보드게임 '억울하면 니가 사장해'는 팟캐스트와 마찬가지로 창업 지망생들이 보드게임을 통해 '창업플로우'를 배울 수 있도록 만든 게임이다. 멤버들은 개발한 게임의 상용화를 위해 공모전에 도전할 계획이다. 또한 베타 테스트를 통해 계속해서 버전업을 해나가는 중이다.
▲ 보드게임 자체 개발한 보드게임 '억울하면 니가 사장해'를 테스트 하고 있다
이날 진행한 보드게임에서 젬베몬은 순식간에 많은 사업체를 꾸리며 잘나가다 시장의 리스크로 인해 꾸꾸몬에게 역전을 당했다. 순식간에 판도가 바뀌어 버린 게임속 경쟁 상황에 분노하는 젬베몬을 보면서 모두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게임이 끝나고 회의를 통해 추가 개선사항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방송 녹음과 보드게임 테스트를 하고 나니 어느덧 저녁시간이 되었다. 저녁 메뉴는 바로 돼지고기다. 지난번 팟캐스트-창업몬이 MBC라디오에 출연하면서 선물 받은 돼지고기 세트를 드디어 먹을 날이 된 것이다. KBS 라디오에 출연하면서 받은 약간의 출연료에 각자 회비를 걷어 추가 먹거리도 샀다. 초저녁부터 시작된 저녁식사는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며 새벽까지 이어졌고 오전 3시가 넘어서야 그들은 잠자리에 들었다.
창업몬 5명의 멤버들은 창원에서 창업하고 싶은 사람들의 모임인 '창창포럼'을 통해 만났다. 5명 모두가 서로 알고 지낸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어려운 여건속에서 자신만의 사업체를 운영하며 '생존'하고 있기에 더욱 더 똘똘 뭉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누군가 한 명이 말도 안되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왔을 때 그들은 누구 하나 부정적으로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 엉터리 같은 아이디어에 마법같은 살을 붙여 현실로 만들어 내고 있는 청년들이다. 팟캐스트도 보드게임도 아직 아무런 수익을 내고 있지 못한 일이라 누군가는 '돈 안되는 일을 왜하냐'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의 생각은 다르다. 좋아하는 일, 재미있는 일, 의미있는 일을 함께 모여서 계속 하다보면 언젠가는 수익도 따라 오리라는 믿음이 있다.
그 믿음의 시발점이 바로 창업몬의 워크숍이 아니었을까 싶다. 시작한 지 몇달 안 된 팟캐스트로 인해 리조트를 후원받을 수 있었고 라디오에 출연해 맛있는 돼지고기도 선물 받았으며 소정의 출연료로 돼지고기와 함께 먹을 채소도 살 수 있었다. 이런 작은 일들에도 우리는 감사할 줄 알며 그 즐거움이 더욱 큰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작은 우리들의 노력이 당장 세상을 바꿀 순 없다. 하지만 청년들의 이런 작은 노력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창업몬의 멤버들은 충분한 존재의 이유가 된다고 믿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청년들, 그리고 지역과 함께 하는 창업몬의 행진은 앞으로도 계속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