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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빠투툼 appatutum Jul 30. 2018

자동차 앞에 꽂혀 있는 색바랜 명함 한장

[브런치 단독]대기업 사원의 직장일기(34)

어제 퇴근길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들으며 창원터널을 지나다가 눈에 띈 내 명함. 꽂혀있는 명함이 자동차 유리에 반사되면서 더 눈에 띄었다. 이 명함 한장이 이 자리에 몇년째 꽂혀있다.


 회사의 컬러풀한 로고는 햇빛에 색이 연하게 바랬고 세차 할때마다 여기저기 굴러다니다가 다시 이 자리에 꽂히기를 수십번. 새 명함으로 교체하면 되는데 귀찮아게 계속 이 녀석만을 고집해왔다. 심지어 부서를 옮겨서 회사주소와 부서명, 회사전화번호가 변경되었음에도 핸드폰 번호가 똑같으니 상관없다며 계속 이 녀석만을 꽂고 다녔다.   



 

그런데 그 명함이 진짜 이 자리를 떠나야 할때가 되었다. 8년간을 다녀온 직장에서 떠난다는 것. 아무리 내가 스스로 결정했고 앞으로의 미래에 자신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이별은 아쉽다. 수많은 지난 일들이 머릿속에 떠오르고 마음이 복잡하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진짜 퇴사한다는 사실이 믿기질 않았는데 이번주에 마지막 인수인계한다고 정신없으니 더욱 마음 한곳이 뻥 뚫린것 같다. 


막상 퇴사 준비를 하다보니 할일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특히 신용카드도 이제 임직원용을 사용할 수 없어서 일반카드로 교체발급하고 나니 온갖 신용카드 자동이체 해둔 공과금들 정리하고 카드번호 변경요청 한다고 여기저기 콜센터에 전화걸어서 대기하고 결국 하루만에 다 해치우지 못했다. 그만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난 회사와 엮여 있는게 많았다. 


하나둘 정리를 하고 이제 소문들은 다른지역 동료들도 전화오고 실감이 난다. 퇴사...

일주일만 아쉬워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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