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관기]2019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개막경기 직관 후기
▲ 선발 라인업2019 프로야구 개막경기 롯데 자이언츠의 선발 라인업
2019년 프로야구 시즌이 시작됐다. 오늘은 대망의 개막경기가 전국의 각 구장에서 진행됐다. 나는 롯데 자이언츠의 팬이다. 부산에서 태어나 지금껏 한번도 다른팀을 응원해본적이 없다. 취업으로 타 지역에 나가서 살 때에도 직장 상사들의 눈치를 보면서 롯데 자이언츠를 응원했었다.
내가 그토록 좋아하는 롯데 자이언츠이지만 1992년 이후 아직 단 한번도 우승을 하지 못했다. 올해는 기필코 우승을 하겠다며 '원팀 자이언츠 V3'라는 구호까지 만들었다고 한다. 우승의 각오가 얼마나 간절한지는 롯데 자이언츠의 4번 타자이자 조선의 4번타자, 이대호 선수가 독하게 다이어트를 한 것으로 조금이나마 공감할 수 있었다.
긴 겨울 야구 시즌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 그리고 프로야구 개막을 앞둔 어느 날, 나는 오후 1시 50분부터 롯데 자이언츠 티켓 예매 어플리케이션을 실행하고 기다렸다. 그 날은 바로 시즌 개막 경기 티켓 예매가 열리는 날이었다. 작년 시즌에는 롯데가 타 구장에서 개막경기를 치르고 내려와 사직야구장에서는 뒤늦게 개막전이 열렸기에 그리 어렵지 않게 티켓을 구했는데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특히 올해 개막경기는 '팬 사랑데이'로 진행된다. 롯데 자이언츠의 팬 사랑데이는 지난해에도 몇차례 진행 되었는데 그 날 경기장을 찾는 모든 관중들에게 유니폼이나 모자와 같은 사은품을 지급한다. 나는 작년에도 팬 사랑데이를 2번이나 다녀왔고 그 덕에 빨간 동백 유니폼과 자이언츠 모자를 손에 넣었다.
롯데 자이언츠 개막전...팬 사랑데이로 열려
▲ 전석매진2019 시즌 개막경기가 열린 사직야구장은 전석 매진되었다
이번 개막전 팬 사랑데이 기념품은 바로 롯데 자이언츠의 '후드티'다. 단체로 저렴하게 맞춘 유니폼보다 후드티는 좀 더 퀄리티 있는 기념품이라 그런지 티켓 가격이 3만원을 훌쩍 넘는데도 표를 구하지 못할 정도로 순식간에 매진됐다.
어렵사리 1루측에 1자리를 겨우 구했다. 평소 야구장에 함께 가던 멤버들에겐 미안하지만 이번 경기에서 연석 구하는건 아예 포기하고 1장이라도 구해서 혼자갈 생각을 처음부터 하고 시작했다.
티켓을 예매하고 개막전이 열릴 때까지 가만히 기다릴 수가 없었다. 그래서 시범경기가 시작되는 첫 날, 김해에 있는 롯데 상동야구장을 찾았다. 첫 시범경기에서 NC 다이노스와 경기를 했는데 승리했다. 시범경기지만 첫 경기부터 이겨서 좋았고 이 날 투수로 올라왔던 레일리의 공도 제법 괜찮아 보였다. 그리고 이 날 내가 좋아하는 전준우 선수에게 유니폼 사인을 받기도 했다.
전준우 선수의 사인이 되어 있는 유니폼을 입고 개막경기에 출격했다. 오후 2시부터 경기가 시작되지만 이 날은 사람들이 엄청 붐빌 것이기에 경기장 문을 오전 11시부터 연다고 한다. 나는 일찌감치 서둘러 12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사직야구장에 도착했다.
1시도 채 되기전에 기념품을 받고 경기장 안으로 들어갔다. 그런데도 이미 많은 관중들이 경기장에 도착해 있었다. 오랜만에 찾은 사직 야구장은 관중석 리모델링으로 좌석이 좀 더 편안해졌다. 좌석의 앞뒤 간격이 좁은건 아직 여전하지만 컵 홀더 하나가 생긴것만으로도 좋았다.
나는 지금 2달째 다이어트 중이다. 살이 잘 찌는 체질에다가 식탐도 많은터라 2년에 한번씩은 고무줄처럼 몸무게가 10kg 이상씩 왔다갔다한다. 한창 다이어트 중에 야구관람을 오게된 터라, 야구장에서 빠질수 없는 치킨과 맥주 아무 것도 못먹었다. 자리에 앉아 경기 시작을 기다리는데 여기저기서 치킨 냄새가 내 코를 찔렀다.
▲ 시구하는 김소혜개막 경기에서는 그룹 IOI출신 배우 김소혜가 시구를 했다
이날 시구는 그룹 IOI 출신 배우 김소혜가 했다.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이다. 이제 나도 아재가 됐는지 TV에 나오는 걸그룹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미소가 띄어진다. 그 중에 내가 좋아하는 김소혜양을 내가 좋아하는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를 보러 온 사직야구장에서 보니까 더 좋았다. 소혜양이 사직에 온다는 소리를 듣고 귀찮지만 카메라를 챙겨 야구장에 갔다.
오후 2시 드디어 경기가 시작되고 열심히 응원했다. 익숙한 응원가들을 따라 부르고 새로운 선수들의 응원가도 배우고 앉아 있는 시간보다 일어서서 응원하는 시간이 더 많았다. 그렇게 많은 관중들이 목터져라 응원했지만 롯데 자이언츠는 첫 날 개막경기에서 아쉽게도 패하고 말았다.
▲ 아기갈매기개막경기가 열린 사직야구장에는 남녀노소 불문 많은 팬들이 야구장을 찾았다
계속 따뜻했던 봄 날씨가 오늘부터 갑자기 추워졌다. 꽃샘추위였다. 몇 시간을 야외에 앉아 있어야 하기 때문에 안에 내복까지 챙겨 입고 집을 나왔다. 지난번 상동야구장에 시범경기 보러갔을 때에도, 산에서 내려오는 바람에 덜덜 떨면서 경기를 봤다. 그 기억 때문에 오늘은 미리 준비했다. 텀블러에 따뜻한 커피도 챙겨갔다.
막 경기장에 입장했을 때는 햇빛이 뜨거웠다. 내복을 입고 온 걸 후회했다. 너무 더워 땀이났다. 그런데 이내 날씨는 점점 흐리고 바람이 많이 불었다. 추워서 덜덜 떨었다. 너무 추워서 새로 받은 후드티를 목도리 삼아 목에 칭칭 감고 응원했다. 그리고 경기도 잘 안풀리는데 마지막 9회가 되니 비도 내리기 시작했다. 하늘에서 내리는 비가 팬들의 기분을 대변해 주는 것 같았다.
아쉽지만 첫 패배로 롯데 자이언츠는 시즌을 시작했다. 시범경기에서 잘 던졌던 레일리는 이 날 초반부터 무너져버렸다. 경기 후 롯데팬들이 모여있는 페이스북 그룹과 페이지에서는 올 시즌 성적에 대한 걱정이 넘쳐났다. 벌써부터 부정적인 예측들이 쏟아진다. 그 말이 영 틀린말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하지만 그래도 그 예측이 제발 틀렸으면 좋겠다.
올해는 꼭, 가을에도 야구를 했으면 좋겠다. 한국시리즈에 진출해서 잠실야구장 직관을 갈 수 있게 되기를 바래본다. 2019년 프로야구는 이제 막 개막했다. 롯데 자이언츠 파이팅!
"승리를 외치자. 부산 롯데 자이언츠 오오 오오 오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