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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빠투툼 appatutum Mar 23. 2020

난생처음 SNS 광고에 돈을 써봤다

[청년창업가의 꿈과 현실]페이스북 유료광고

어릴적부터 음악을 좋아했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혀 꿈을 펼쳐보지도 못한채 혼자 방구석에서 '나홀로' 음악을 깨작거린지가 어언 15년이 되어간다. 말이 15년이지 실제로 음악을 열정적으로 해온 시간을 따지자면 얼마 되지 않을거다. 밥 먹고 살아야 하니까 밀리고 꿈이 너무 먼곳에 있다보니 막연한 희망을 품을 수 없어서 밀리고 그렇지만 마음 한켠에선 계속 '음악 하고 싶다.' 


갑작스럽게 몸이 아픈 덕분에 3개월이라는 공백 기간이 생겼고 쉬는동안 잠시나마 음악에 손대 볼 수 있었다. 진짜 오랫만에 곡도 쓰고 가사도 쓰고 레코딩도 하고 그렇게 잠시나마 행복한 시간을 보냈지만 금새 직장으로 복귀해야했다. 하지만 그 때의 기분은 예전과는 달랐다. 사경을 넘나들면서 느낀 감정. 



"그래, 인생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데 하고 싶은거 하면서 살자." 



하지만 금새 또 부딪힌 현실. 음악하나로 밥 먹고 살 수 있을까? 당연히 힘들겠지.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우연히 인터넷에서 내가 가진 능력이 필요한 사람을 알게 되었고 그 사람이 원하는 걸 해주는 대가로 나에겐 수익이 생겼다. 어리둥절했다. 순수하게 음악 관련된 일로 벌어들인 첫 수입. 그 일을 하는 동안 행복함을 느꼈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과 함께 하는 시간이 돈이 된다는 사실에 더욱 신이났다. 


내가 운영하던 블로그에 나의 첫번째 의뢰인에게 만들어준 결과물을 업로드 했고 작업 관련된 설명을 달았다. 그러자 하나 둘씩 비슷한 요구를 하는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고 그렇게 내 조그만 첫 사업은 시작되었다.  


내가 음악으로 돈을 벌다니. 어쩌면 별것 아닌것 같은 능력도 누군가에겐 꼭 필요한 일이 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일을 하면서 짧게나마 나의 고객분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주로 결혼식을 앞둔 신랑 신부들이 많았는데 그 중엔 여러 사연을 가진 사람들도 많았다. 그 사연들을 듣고 호흥을 해주는 것도 즐거웠다. 세상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고 어떤 경험이든 필요 없는 경험은 없다는걸 다시금 깨달았다. 


어느덧 그 일을 시작한지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가끔 필요한 사람들이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찾아오곤 했기 때문에 그렇게 많은 일이 들어오진 않았다. 보통 한달에 10건 내외로 소소한 아르바이트꺼리 정도의 일이 들어왔다. 하지만 이대로 마냥 기다리고만 있을 순 없다. 이제 곧 나에겐 고정 수입원이 사라진다. 완전한 독립을 하기로 마음 먹었기 때문이다. D-day는 벌써 카운트다운이 되고 있는데 아직도 이렇게 소일거리식으로만 유지해서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궁극적으로 내가 하고자 하는 원대한 일이 이건 아니지만 일단 굶어죽지 않을 정도의 수익구조는 만들어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마냥 고객들을 기다리고만 있지 않기로 했다.      


올해 들어서 내 개인 블로그와 혼재해서 운영하던 음악관련 블로그를 새로 분리해서 만들었다. 기존에 쌓아둔 컨텐츠들을 옮기느라 고생했지만 잘 분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블로그에 유입되는 방문자중에 어느정도가 내 음악 컨텐츠를 보고 오는건지 알 수가 없었는데 블로그를 분리하면서 궁금증이 해결되었다. 역시 아직 많은 방문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갈길이 멀었다. 검색을 통해 블로그로 유입되는 방문자들은 그 들의 필요에 의해서 찾아오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컨셉과 맞으면 오더를 줄 확률이 높다. 보통 하루에 50명 내외가 방문하면 그 중에 1명정도가 직접적인 관심을 가지고 문의를 한다. 그렇게 들어온 문의고객 10명 중에 3~4명정도가 실제 나의 고객이 된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그렇게 고객들이 유입되기만을 기다릴 수 없기 때문에 블로그와 별개로 페이스북 페이지를 개설하고 홍보하기 시작했다. 처음에 페이지를 개설했지만 구독자가 없어 컨텐츠를 올려도 볼 사람이 없다는게 문제였다. 페이지를 만들고 페이지 초대를 할 수 있는데 그 초대 상대는 내 페이스북 개인페이지에 친구로 등록된 사람들이다보니 실제로 불특정 다수에게 홍보할 수 있는 효과는 아주 미미 했다. 그래서 수입이 얼마 없지만 '유료광고'를 내기로 마음 먹었다. 당장 몇푼의 수익보다 더 큰 파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광고비를 아끼면 안된다는 판단에서다. 


페이스북 광고 효과를 아직 검증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일단 소극적으로 광고를 했다. 일일 예산을 약 5천원정도로 책정하고 페이스북 페이지 '좋아요'를 늘리기 위한 광고를 진행했다. 한번 광고를 진행할때 타겟의 연령대와 관심 키워드를 지정하고 10일간 광고를 게재했다. 지난달에 이어 이번달이 2번째 유료광고를 냈는데 현재 페이지 구독자가 내가 개인적으로 모은사람들 포함해서 약 140명정도 된다. 하지만 실제로 컨텐츠를 올리면 보는 사람들은 약 30~40명 수준인듯 했다. 


지난달부터 유료광고를 내면서 그 뒤로 인입되는 고객님들께 어떤 경로를 통해 찾아왔는지 물어보니 모두 본인이 필요해서 인터넷 검색을 했고 블로그가 노출되어서 인입했다고 한다. 아직까지 페이스북을 보고 왔다는 고객은 한명도 없었다. 덕분에 이 유료광고를 계속 내야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 되고 있다. 이 때쯤 페이스북을 보고 왔다는 고객님이 한명이라도 생기면 진짜 기쁠 것 같은데 아직 멀었나보다. 


하긴.. 꼴랑 유료광고 10만원정도 밖에 안써놓고 첫 술에 배부를 욕심을 내고 있으니 나도 참 한심하기도 하다. 당분간 수익이 없더라고 광고는 지속적으로 내야겠다. 언젠가는 효과가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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