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빠투툼 appatutum Mar 23. 2020

휴직 말고 퇴직

[청년창업가의 꿈과 현실]지옥으로

퇴직을 결심하고 불과 몇일전 옛 동료의 전화 한통에 마음이 흔들렸고 완전한 퇴직대신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만들기 위해 '휴직'이라는 선택을 했었다. 내가 직장을 다니는 동안 몸이 아팠었고 이 병이 '완치'라는 판정을 받기에는 수년이라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병원에서 서류를 발부받아서 회사에 '휴직'을 신청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면 나의 경우 근속기간이 '7년이상'에 속하기 때문에 휴직 1년간 70%의 급여를 받을 수 있고 2년째 1년동안은 50%의 급여를 받을 수 있다. 그러면 최소한 2년간은 나의 그 무언가를 준비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와 경제적 여유가 생길거라고 생각했다. 


몇달전 나와 같은 경남지역에 근무를 하다가 강원도로 발령이 난 동료 한명이 퇴직을 했었다. 그 동료도 약 10년간을 근무하고 회사를 퇴직했는데 그 동료가 얼마전 SNS상에서 회사를 차린걸 보게 되었다. 그 회사는 일본에서 물건들을 수입해서 국내에 판매하는 무역회사였는데 평상시 그 동료는 '일본'에 대해 아주 잘아는 속된말로 '오타꾸'였다. 덕분에 혼자서 일본어도 독학해서 혼자 현지에 가서 살 수 있을정도의 실력에까지 이르렀던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이 일본이 좋아 일본 여행을 하면서 보아온 아이템들을 국내로 수입해서 판매하는 무역회사를 차리다니 왠지 부러웠다. 단지 '독립'이 부러운게 아니라 평소 그가 좋아하던 일을 하며 살 수 있다는 것이 부러웠다. 


나도 궁극적으론 '언제까지 살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내가 하고 싶은일 하면서 살고싶다.'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독립'을 결심했다. 하지만 그와 비교해보니 나에겐 아직 준비된게 없었다. 마음만 앞서갈 뿐 정작 제대로 준비하고 있는건 하나도 없다는게 느껴졌다. 고작 현재 하고 있는 '음원편집대행서비스'는 거의 소꿉놀이 수준이랄까.. 


'사업 시스템'을 만들고자 부푼 꿈을 안고 독립을 마음먹었지만 역시 생각의 한계는 차츰 날 '자영업자'로 만들려고 하고 있었다. 그래선 안된다. 지금 하고 있는 '봉급생활자' 수준만큼도 못한 자영업자가 될 확률이 크기 때문이다. 마음을 고쳐먹어야 한다. '진짜 지옥으로 뛰어들자.' 드라마 미생에서 회사를 그만두고 나간 오차장의 선배가 한 대사 중에 이런말이 있다.



 "회사안은 전쟁터다. 하지만 밖은 지옥이다." 



그 말은 괜히 나온 말도 아닐거다. 그 만큼 회사라는 울타리를 벗어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생각보다 얼마 없을거란 얘기다. 그런 지옥에서 죽기살기로 이 악물고 뛰어도 살아남을까 말까한 이 시국에 '안전빵'의 정신상태로 그리고 그 70%의 월급 때문에 결국은 또 눈치보여서 이도 저도 안되고 허송세월 2년을 보낼 수 있다는 판단이 들었다. 당장 눈앞에 돈 몇푼에 내 인생을 바꿀 순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결국 이 악물고 과감히 사직서를 제출했다. 나 스스로 나의 안전고리를 끊어버렸다. 몇달뒤 아니 몇년뒤라도 오늘의 선택을 후회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겨낼거다. 19살에 사회에 뛰어들어 나름대로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다 겪었다. 더러운꼴도 많이 보고 살았고 간, 쓸개 다 빼주고도 살았다. 이제 한번 부딪혀보자. 월급의 노예에서 벗어나 날아올라 보자. 



 "나가자! 더 큰 세상으로."

매거진의 이전글 난생처음 SNS 광고에 돈을 써봤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