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8] 서울에는 이태원, 김해에는 동상동
수릉원 일대를 벗어나 동상동쪽으로 향했다. 김해 원도심 도시재생 사업구역은 부원동 사거리를 중심으로 큰 4개 블럭으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그 중 동상동 지역은 '종로길' 일대로 거의 해외라고 해도 될 정도로 외국인들이 많이 활동하는 곳이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중점적으로 활동하는 곳이다보니 그에 맞게 상권도 외국인들 대상으로 번화했다. 해외여행을 가지 않아도 동남아 음식을 먹고 싶을 때 오면 좋은 곳이다. 심지어 어떤 가게는 한국말을 전혀 하지 못하는 외국인 점원들이 근무하는 가게들도 많다.
동상동 중심에는 김해에서 가장 큰 전통시장인 '동상시장'이 자리하고 있다. 이 시장에 가면 다양한 먹거리와 식재료들이 있지만 특히나 외국인 거리에 있는 시장답게 해외 식자재들도 손쉽게 구할 수 있다. 서울에 이태원이 있다면 김해에는 동상동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동네다.
동상동에 위치한 '김해 이주민의 집'으로 갔다. 이주민의 집 쉼터에서 주말이라 친구들과 함께 쉬고 있는 외국인분들께 인터뷰 요청을 했다.
큰당신 : 안녕하십니까? 자기 소개 부탁드릴게요.
프레임 : 네 안녕하세요, 저는 프레임 타파입니다. 저는 네팔 사람입니다.
큰당신 : 네팔에서 오신 프레임 타파?
작은당신 : 저희가 타파씨라고 부르면 되겠죠?
프레임 : 프레임씨라고 부르면 됩니다.
큰당신 : 네팔에서 오신 프레임씨. 무슨 일을 하고 계세요?
프레임 : 저는 CNC 일을 하고 있습니다.
작은당신 : CNC가 뭐라 하셨죠?
큰당신 : 기계 가공하는, 어디에서 일하세요? 김해 어디에서?
프레임 : 상동면에서 일합니다.
큰당신 : 삼동면에 있는 CNC회사에 다니시는 프레임씨. 한국에 오신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프레임 : 6개월 됐습니다.
큰당신 : 얼마 안됐네요? 6개월 밖에 안됐는데 한국말 잘하시네요?
프레임 : 조금...
작은당신 : 원래 좀 하실줄 아시다가 오신거에요?
프레임 : 이전에도 한국에서 3년 정도 일했습니다.
작은당신 : 3년 정도 있었다가 다시 오고?
큰당신 : 3년을 계시다가 네팔 갔다가 다시 오신지 6개월 되었다? 그럼 그전에도 한국말을 이렇게 하셨네요?
프레임 : 조금씩...
큰당신 : 네팔에 가족들이랑은 자주 연락해요?
프레임 : 네. 자주 연락해요.
큰당신 : 화상통화? 아니면 뭘로?
프레임 : 그냥 음성통화로요.
큰당신 : 네팔에 가족들은 어떻게 되세요?
프레임 : 아들하고 와이프하고 아빠...다 있습니다.
큰당신 : 가족들은 네팔에서 다 같이 사시고, 혼자 이렇게 한국에 와 계시네요. 요즘에 코로나 때문에 다들 힘들잖아요. 네팔 식구들은 코로나 괜찮아요?
프레임 : 지금은 괜찮아요.
큰당신 : 네팔도 한국하고 비교하면 네팔이 더 많아요? 코로나 환자가?
프레임 : 지금은 네팔이 여기보다 더 작아요.
큰당신 : 네팔이 더 안전하네요. 한국에 와있다고 가족들이 걱정을 많이 하겠어요. 회사에는 코로나 걸린 사람 없구요?
프레임 : 없어요.
큰당신 : 다행이네요. 요즘에 코로나 때문에 한국사람들은 회사에 일이 없어 가지고 회사에 안가고 학교도 안가고 이렇게 많이 해요. 우리 프레임씨는 코로나 때문에 회사 나오지마 이런거 없었어요?
프레임 : 일도 조금해요. 많이 없어졌어요.
작은당신 : 일이 많이 줄었다?
프레임 : 네, 그리고 밖에는 왔다갔다 하지말라고...이야기해요.
큰당신 : 기숙사에 살아요?
프레임 : 네.
큰당신 : 기숙사도 상동에 있어요?
프레임 : 예.
큰당신 : 상동에서 오늘 쉬는 날이라 쉼터에 놀러 오신거죠?
프레임 : 여기(이주민의 집) 친구들 만나러 왔어요.
큰당신 : 상동에서 여기까지 왔다갔다하는 버스가 있어요?
프레임 : 네. 버스 있어요.
큰당신 : 그렇구나. 상동에 나는 버스타고 간 적이 잘 없어서 몰랐네요. 이번에 6개월 말고 예전에 한국에 왔을 때도 김해에 있었어요?
프레임 : 여기 오기 전에 저는 대우조선, 거제에서 일해습니다.
큰당신 : 김해에 산건 6개월이 처음이네요?
프레임 : 6개월 아니에요. 여기는 4개월 정도 있었네요.
큰당신 : 4개월 동안 김해에 살고 이전에는 거제 조선소에 있었고, 김해에 살아보니 어떻습니까? 거제시와 김해시, 어디가 더 좋아요?
프레임 : 대우조선보다 여기 좋아요.
큰당신 : 여기가 좋아요? 왜요?
프레임 : 여기 친구들이 많아서요.
큰당신 : 확실히 김해의 이태원이다 보니까, 같은 나라에서 이렇게 오신 분들이 많아서 좋으시구나. 한국에서는 넘버원 도시가 김해네요? 우리 프레임씨 한테는?
프레임 : 네 맞아요.
김해는 기계 관련 중소기업이 많이 있다. 상동과 진례쪽으로 작은 중소기업 공장들이 많이 자리하고 있는데 특히 CNC와 같이 기계를 가공하는 장비의 오퍼레이팅 업무들을 외국인 근로자분들이 많이 담당하고 있는듯 하다.
그리고 김해에 외국인들이 많이 살고 있다는건 알았지만 왜 이렇게 외국인들이 많이 사는지, 막연하게 중소기업 일자리 때문이라고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단순히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한국 사람들이 직장을 위해 서울이나 경기도로 몰리게 됐고, 그렇게 문화시설이나 다양한 인프라들이 서울과 경기를 중심으로 크게 발전했다. 그렇다보니 모든면에서 서울경기와 지방은 견줄수 없게 됐다. 그래서 꼭 일이 아니라도 서울을 가면 또래 청년들이 많아 그냥 기분이 좋아진다.
외국인들에게는 김해가 바로 그런도시였다. 이 도시는 나와 같은 나라에서 온 친구들을 많이 만날수 있고 그리운 고향의 문화들이 다양하게 발달되어 있다. 그러다보니 김해를 찾는 외국인들은 점점 늘어가고 그 분들에겐 살기좋은 1등 도시가 된것이다. 역시 한국사람이나 외국사람이나 사람들 사는 방식은 똑같다. 피부색은 달라도 역시 우리는 같은 사람이다.
(본편은 아래 동영상으로 시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