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9] 저 좀 뽑아주세요
김해 이주민의 집 쉼터에서 외국인 두분을 만났다. 쉼터에서 함께 식사를 하고 계셨는데 잠시 바깥에서 사진찍으며 기다렸더니 나와서 인터뷰를 해주셨다. 김해에 외국인들이 많은건 알고 있었는데 네팔에서 온 분들이 이렇게 많은건 몰랐다. 당연히 중국이나 베트남, 태국이 대부분일줄 알았는데 네팔도 의외로 많았다.
상동 공단에서 일하고 있는 프레임씨의 인터뷰가 끝나고 바로 이어서 렉미씨를 만났다. 렉미씨는 얼마전까지 진례공단에서 일을하다가 코로나로 인해 직장을 잃었다고 했다. 그리고 3개월의 이직 준비기간동안 새 직장을 구하지 못하면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네팔로 돌아가야 한다며 일자리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런 렉미씨와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렉미 : 저는 네팔사람 렉미라고 합니다.
큰당신 : 네팔에서 온 렉미씨. 무슨 일 하세요?
렉미 : CNC, MCT를 하는데요. 지금 코로나 때문에 회사에 일이 없어가지고...
큰당신 : 쉬고 있어요? 회사 안다니고 있어요?
렉미 : 회사에서는 계속 다닐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이야기해서 15명 정도 다 나왔어요.
큰당신 : 다른데 취업을 하셔야되네요?
렉미 : 직업 알아보고 있습니다.
큰당신 : 취업자리를 지금 알아보고 계시는 중이네요? 원래 다니시던 곳에서는 코로나 때문에 일이 없어 가지고 그만 나와라? 그전에는 어디서 일하셨어요?
렉미 : 진례공단에서요.
큰당신 : 일이 없어가지고 쉬신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렉미 : 20일?
큰당신 : 네팔에서 오셔서 일을 안하시면 다시 네팔로 가야되는거 아니에요?
렉미 : 일자리를 찾을 3개월 시간있어요.
큰당신 : 3개월 안에?
렉미 : 3개월 안에는 일자리 찾고, 회사에 취업해야 합니다.
큰당신 : 3개월 안에 일을 다시 못구하면 네팔로 돌아가셔야 되네요?
렉미 : 예.
큰당신 : 돌아가고 싶지 않으시잖아요? 네팔에는 가족분들이 계시죠?
렉미 : 예 있습니다.
큰당신 : 가족이 어떻게 되세요?
렉미 : 5명이요. 저 엄마 아버지 와이프 여동생이 있네요. 여동생은 일본에 있어요. 대학생으로 공부하러 갔어요.
큰당신 :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코로나 많이 심해서 위험하다는 이야기 많잖아요? 여동생은 괜찮나요?
렉미 : 예 괜찮습니다. 아직은 괜찮아요.
큰당신 : 일본 어디에 계세요?
렉미 : 도쿄 옆에.
큰당신 : 도쿄는 대도시라서 많이 위험한 곳이네요?
렉미 : 예 위험한 도시에요.
큰당신 : 우리나라도 서울이나 이쪽에는 코로나 끊임없이 나오고 있잖아요. 코로나 때문에 일자리도 잃으시고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한국 사람들도 코로나 때문에 지금 일이 없어져가지고 일을 못하는 사람들이 진짜 많거든요. 일자리를 구하는 활동을 어떻게 하고 계신거에요?
렉미 : 여기 이주민 센터도 있고, 노동부도 찾아가서 일자리를 구해요.
큰당신 : 노동부가면 일자리를 매칭시켜주네요? 요즘 일자리가 아예 없어요?
렉미 : 일자리가 아예 없어요. 코로나 때문에.
큰당신 : 어떤 일을 구하고 계세요?
렉미 : 마지막했던 똑같은 하던 일...
큰당신 : CNC?
렉미 : 네. 지금 코로나 때문에 일이 없어가지고, 아무데나 지금 가능해요. 잘 모르겠어요.
큰당신 : 본인이 뭘 잘할 수 있는지 어필을 해보시죠? 뭐 잘하니까 나를 뽑아주세요. 한번~
작은당신 : 사장님들이 보실 수도 있잖아요? 회사 사장님들이
렉미 : 제가 CNC, MCT를 하고 있는데요. 기계 가공 잘 할 수 있습니다. 일자리 있으면 연락 부탁드립니다.
큰당신 : 경력이 얼마나, 몇 년이나 하셨어요?
렉미 : 6개월 됐습니다.
작은당신 : 6개월 만에 잘한다고 자신있게 말한다는거는 진짜 엄청나게 잘한다는거죠.
큰당신 : 엄청난 실력자라는거죠. CNC 혹시 인력 필요하시면 채용을 시켜주시면 좋겠습니다.
렉미 : 감사합니다.
큰당신 ; 네팔에 있는 가족들은 코로나 괜찮아요?
렉미 : 예 괜찮습니다.
큰당신 : 다행히 피해가 없어가지고 다행이네요. 렉미씨에게 김해는 어떤 도시인 것 같아요?
렉미 : 우리 외국사람한테는 좋은 것 같아요.
작은당신 : 혹시 한국의 김해말고 다른 데 가본 데 어디어디 있어요?
렉미 : 한국에 5년 있었다가 다시 들어온 지 6개월 됐는데요. 처음에 5년동안 전북 전주, 임실군에서 살았습니다.
큰당신 : 임실군? 치즈로 유명한 동네?
렉미 : 치즈밖에 없어요.
큰당신 : 임실, 김해 어디가 좋아요?
렉미 : 김해가 좋아요.
큰당신 : 친구들 많아서?
렉미 : 친구들도 많고, 유명합니다.
큰당신 : 이주민들 사이에서는 김해가 유명한 도시입니까?
렉미 : 예. 김해 그리고 부산이요.
큰당신 : 외국에서 오신 분들한테는 인기 좋은 도시네요.
역시나 김해는 외국인들에게 인기좋은 도시라는 걸 알게됐다. 그리고 외국인들의 이직 준비기간 3개월은 내가 예전에 산업기능요원 생활할 때가 생각나게 만들었다. 나도 산업기능요원으로 복무하다가 회사가 어려줘서 비자발적 이직을 한적이 있는데, 3개월 내에 새로운 직장을 구하지 못하면 다시 군대를 가야했다. 그 시스템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송을 촬영한지 1년이 지났다. 지금 렉미씨는 한국에 있을까? 아니면 네팔로 돌아갔을까? 지금도 변함없이 주말이면 김해 이주민의집 쉼터에서 친구들과 함께 밥을 나눠먹으며 웃으며 지내고 있길 바란다.
(본편은 아래 동영상으로 시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