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0] 하늘나라로 가는 사람들
김해에서 최초로 생활문화센터가 문을 열었다. 바로 종로길 안쪽, 동상시장 입구에 위치하고 있다. 조금은 오래되어 보이는 한 건물에 층을 나누어 생활문화센터와 김해시도시재생지원센터가 함께 있다. 김해에 최초로 문을 연 생활문화센터는 외국인들이 많이 사는 김해답게 '다어울림 생활문화센터'로 이름이 붙여졌다.
아직 오픈을 한지 얼마 되지 않은 따끈 따끈한 공간. 사전에 촬영 협조 없이 한번 올라가보기로 했다. 5층에 올라가면 상주하는 직원분들을 만날 수 있는데 체온체크와 방문기록을 남기고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도시재생 주민공모사업을 진행되는 방송 촬영중이라고 말씀을 드렸더니 흔쾌히 촬영 협조도 해주셨다.
생활문화센터 공간을 간단히 둘러보며 어떤 공간들로 꾸며져 있고 이용방법은 어떻게 되는지 설명을 들었다. 그리고 5층 안쪽에 위치한 놀이방에서 익숙한 얼굴을 만났다. 평소 지역에서 문화활동을 하면서 알음 알음 안 얼굴인데 이것도 인연인지라 인터뷰를 요청했다.
김어진 : 영운초등학교 2학년 김어진입니다.
큰당신 : 우리 동생친구도 한번 자기소개 해볼까요? 못하겠어요? 부끄러워서?
김비채 : 김해유치원 김이수 예쁜반입니다.
작은당신 : 예쁜반 김이수 친구~
큰당신 : 아버님도 부탁드릴게요.
김비채 : 삼방동 영운초등학교 맞은편 카페 영화상회 김사장입니다.
작은당신 : 반갑습니다.
큰당신 : 지금 여기가 김해생활문화센터에 아이들이랑 놀러오셨는데 어떤 계기로 여기까지 놀러오셨습니까? 김비채 : 지난번에 작은 도서관이 여기 있어가지고 이 공간을 상당히 아이들이 마음에 들어하더라구요. 지금 책이 많이 필요하지만 처음 보는 책도 많고, 바닥도 좋고, 아이들이 막 부딛혀도 위험하지 않게 놀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그리고 밖에는 제가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왔는데 만족도가 높아서 또 오게 됐어요. 오늘 지하 공연장에서 음악회 있는 걸 몰랐는데 영화와 함께 보는 음악회가 있어서 아이들과 잘보고 왔습니다.
큰당신 : 보통 김해 생활문화센터가 오픈한지 얼마 안되가지고 많은 시민분들이 잘 모르거든요. 잘 모르는데 어떻게 알고 찾아오셨는지?
김비채 : 지난 주에 옥상에서 루프탑 콘서트를 할 때 왔었거든요. 그때 안내 책자보고 주말마다 행사를 한다는걸 알았습니다. 이번주는 못 올 줄 알았는데 아이들도 좋아하고 동상시장이랑 같이 있어서 오는 길도 즐겁고 해서 오게 됐습니다.
큰당신 : 우리 친구들 여기와서 놀아보니까 어때요? 재밌어요?
김어진 : 네.
큰당신 : 여기오니까 뭐가 제일 재밌어요?
김어진 : 친구가 여기 있다고 해서 왔는데 없었어요.
김비채 : 지난주에 만난 친구가 있었는데 지하 콘서트 같이 보기로 했거든요. 근데 못만났어요. 안왔어요. 친구가.
큰당신 : 친구를 만나러 왔는데 친구를 못 만났네요. 그래서 많이 아쉽겠구나.
김어진 : 아니요. 안아쉬워요.
큰당신 : 안아쉬어요? 친한 친구가 아니구나?
김어진 : 네. 어제 만났어요.
큰당신 : 어제 새로 만난 친구?
김비채 : 일주일 전에 만난 친구에요.
큰당신 : 요즘에 우리 코로나 때문에 다들 힘들잖아요.
김어진 : 전 안힘든데요?
큰당신 : 코로나 이전과 이후 뭐가 좀 달라졌을까요?
김어진 : 저요?
큰당신 : 네 뭐가 달라졌어요?
김어진 : 마스크껴요.
작은당신 : 제일 크게 달라진거죠.
큰당신 : 또 다른 것들은요?
김어진 : 병원에 많이 가요.
큰당신 : 병원에 많이 가요. 또 어떤 것들이 달라졌나요?
김어진 : 사람들이 많이 사라져요.
작은당신 : 뭐가 사라져요?
김어진 : 사람들이 많이 하늘나라로 가요!
큰당신 : 사람들이 많이 하늘나라로 간데요. 우리 사장님은 카페를 하시는데 소상공인 입장에서 또 많이 달라진게 있을거같은데 어떠신가요?
김어진 : 다른게 없는 것 같은데~ 평소랑 똑같은데?
김비채 : 일단 사회적 거리두기는 생활화 되어 있어서, 그거에 대해서 대처는 해야되지만 답답한게 있고, 위생이나 그런 것들 아직 김해 쪽에는 큰 확진자가 없어서 위험부담이 덜 한데 늘 신경쓰이는 부분이죠. 수도권이나 충남권 쪽에 있는 사람들이 언제 또 다시 내려와서 전국 단위로 또 퍼질지 모르고, 큰 행사 아니면 소규모 모임은 다 줄어든 것 같아요. 초등학교도 격주 일주일에 두 번씩 학교를 따로따로 가면서 다니는 사람도 많이 줄어서 매출도 많이 줄었구요.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늘 쓰면서도, 언제 벗어야 되고 언제 쓸지, 그런데 대해서도 사람들이 불편한 부분이 있고 그러네요. 생활 속의 예절이 되어 버렸는데, 마스크 쓰는게 생활 속의 예절인지...참 애매한거 같아요. 불편하기도 하고.
큰당신 : 저희도 얼굴보고 이야기하면 참 좋은데 가리고 이야기해야되는게 아쉽습니다.
작은당신 : 얼굴이 못생겨서.
김어진 : 벗으면 되지!
큰당신 : 우리 친구들이 인터뷰하는게 지겨워서 빨리 퀴즈나 내달라는 이런 신호인 것 같아요.
어진이의 멘트가 충격적이었다.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이 하늘나라로 많이 간다는 말, 아이들의 눈에는 현재 코로나 시국이 그렇게 비춰지는듯 했다. 뉴스에서 매일같이 코로나로 숨진 사람의 숫자가 집계되어 나오고 있으니 어진이의 말이 틀린말도 아니다. 그래서 더 씁쓸했다.
모든게 멈춰버린 지금, 물론 조금씩 이 생활에 적응하면서 또 살아가겠지만 한창 자라나는 아이들이 학교도 가지 못하고 불타오르는 에너지를 꾹꾹 눌러 참으며 살아야 하는게 안타까웠다.
(본편은 아래 동영상으로 시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