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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심 Jul 24. 2022

도망친 곳에서 배우는 사회인의 자존감

3n년만에 조금 알 것도 같은

저항 없이 흘려보낸 올해의 날들 나는 뜻밖에 오만했다.

거대한 책임들이 머릿속을 휘젓도록 내어주다가 영문 모른 채 전 직장을 떠난 날이 생생하다. '자의로 떠났으면서 영문을 모르다니 무슨 소리냐'라고 할 수 있겠지만 정말이었다. 결정적이지는 않아도 물론 그럴 만 한 이유가 있었고 아무튼 결과물은 이력서에 적히지 못하고 붕 뜬 달 다섯 개, 새로운 환경에서 같은 달 두 개가 더 뜨는 동안 비슷한 어려움에 또 맞닥뜨린 나 자신이다.


사람은 거울 보듯 남을 대한다고 믿어서 틈틈이 자존감의 의미를 찾으려고 애쓴다. 사전들은 각자 언어로 자존감을 아래처럼 말한다. 지금부터 너무 진지한 글이 부담스러우신 분은 다음 글에서 안녕히 뵙기를 바란다. 막상 읽다 보면 재미있을 수도 있다.


스스로 품위를 지키고 자기를 존중하는 마음. N사 국어사전

자신이 사랑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소중한 존재이고 어떤 성과를 이루어낼 만한 유능한 사람이라고 믿는 마음. 위키백과

자신 스스로를 가치를 갖춘 존재로 여기고 부정적으로 여기지 않는 감정. 나무위키


자존감은 자아존중감 自我尊重感을 줄인 말로 영어는 self-esteem이다. 여기에서 esteem의 어원을 찾으면 estim 평가하다 이라는 단어가 나타난다. 이렇게 스스로 존중하고 소중히 하는 마음을 공부하다 보면 중심에서 '자신 알기'를 찾게 된다.


부끄럽게도 나는 여전히 누군가 논점을 흐리면 혼란해지고 자신을 잃는 경향이 있는데 지금까지는 이런 약점을 원망하는 동시에 안쓰러이 여겼다. 이번에는 방에 누워 근본적인 원인을 고민했다. 그러다 문득 내 생각이 어떤지, 무엇이 필요한지 바로 알지 못했을 때 어떤 단체에서는 주변 사람들까지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가만히 떠올려 보면 어느 곳에서나 나로 인해 함께 중심을 잃은 사람이 한 명 쯤은 있었다. 내 자존감은 분명 내 것이지만, 사회에서는 모두를 위한 것일 수도 있다. 사회에서 성장하고 언젠가 누군가를 이끌 의지가 있다면 의무로 자존감을 높이고 굳혀야 하는지도 모른다.


유독 의식이 바삐 흘렀던 이번 주말은 끝에서 또 두려운 한발을 내딛고, 이번에는 꼭 극복하겠다고 의지를 다진다.


-음악 소리가 웅장한 카페 스피커 옆에서 쓰는 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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