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rpose-Driven Brand Narrative.
도아는 뒷자석에 앉아 스케치북을 연다. 흰 스케치북에 슥슥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그러다 스케치북의 네모 종이로는 성에 차지 않았는지 입고 있는 옷에도 색을 칠한다.
"도아야, 다리랑 팔에는 색칠하면 안되지"
"팔에 색칠한 건 구름이야. 내가 팔을 움직이면 구름이 움직이는거야"
평면의 2D로는 상상을 펼쳐내기 답답했던걸까. 아이에겐 3D의 입체적인 색칠 공간이 필요했다. 주차를 마치고 뒤를 돌아보니 티셔츠와 바지, 카시트, 옆 창문이 모두 무언가로 색칠되어 있었다. 3D 입체 풍경화가 완성되어버린 것이다. 흐억- 하며 놀란 나와 달리 아이는 씨익- 하고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Purpose-Driven) Brand Narrative.
브랜드는 제품의 차원만으로, 서비스의 차원만으로, 공간의 차원만으로 규정되어선 안된다. 브랜드는 그 모든 걸 연결짓는 서사로 풀려나가야 한다. 그래서 브랜드의 가치는 단일의 차원이 아닌 다차원적으로 설계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단일의 가치 키워드(Keyword)로만 브랜드를 정의하기 보단 브랜드의 목적(Purpose)을 향해 연결될 수 있는 서사(Narrative)가 필요하다.
TESLA - 서사의 확장
누군가 TESLA의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무엇인지 묻는다면 나는 테슬람이자 브랜드 컨설턴트임에도 무엇이라고 답할 수 없다. TESLA야말로 어떤 하나의 키워드로 정의할 수 없는 서사가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리 세계에서 AI를 작동시키고 있는 이 브랜드를 단순히 "Innovation"류의 키워드로 규정할 수는 없다.
TESLA는 그간 "Accelerate the world’s transition to sustainable energy"를 위해 달려왔다. 모든 혁신의 결과(전기차, 태양광패널, 배터리/ESS, 전기충전소 등)는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향해있었다. 그런데 최근 TESLA의 네러티브가 변화되고 있다. 자율주행, 휴머노이드 로봇의 대중화가 가까워지며 "Sustainable Abundance"라는 확장된 네러티브를 펼쳐내고 있다. '지속가능한 에너지'에 기반하여 TESLA가 완성하게 될 궁극의 브랜드 목적은 '지속가능한 풍요'였던 것이다.
지속가능한 에너지로의 전환 과정에 Giga Factory, Model S3XY, Supercharger, Megapack이 있었다면,
지속가능한 풍요를 향한 길에는 Robotaxi/Cybercab/Semi, Optimus, AI Chips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주연을 맡는 제품들, 제품들 간의 관계, 이를 통해 TESLA의 네러티브는 전개된다. (위 그림의 제품/기술의 연결 구조는 마치 드라마 등장인물 관계도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이건 xAI, SpaceX, Neuralink 등 일론머스크의 다른 기업들과 연결될 경우 더 큰 서사로 확장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이 기업들의 연결을 통한 네러티브는 인류 문명의 진화를 향한다. 그룹사 형태의 지배구조는 아니지만 일론머스크로 묶인 일종의 그룹사라고 바라보자면, 이 그룹사의 네러티브는 너무나 매력적이다. 정말로 목적(Purpose)을 향해 사업을 전개하기 때문에 가능한 서사다.
IKEA
IKEA는 "To create a better everyday life for the many people"을 브랜드의 목적으로 삼고 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better everyday life를 만들어주기 위해 존재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인 것이다.
그래서 제품은 합리적 가격으로 누구나 부담없이 접근할 수 있게 하고 있으며, 잠시 예쁜 디자인보단 오래도록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을 적용한다. 실제, 이케아 노르웨이에서 진행한 캠페인은 카탈로그에서만 예쁜 디자인이 아닌, 일상 생활에서 오래도록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을 강조하고 있다. 집에서도 쉽게 세탁 가능한 카페트, 소파 커버 등이 광고 소재로 등장한다. 예쁜 디자인이면서 일상에서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는 브랜드임을 전달한다.
또 하나의 대표적 특장점은 DIY다. IKEA는 DIY가 가능하도록 제품을 만든다. DIY적 특성을 기반으로 사회적 이슈를 다루기도 했는데, 아이들의 스크린 타임이 늘어나면서 가족간 교류가 줄어드는 점을 해결하고자 아동 친화적 조립 설명서를 만들었다. 가구 조립 시간을 부모와 아이가 함께 하는 놀이 시간으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누구나 쉽게 조립할 수 있는 브랜드의 특징을 극대화했던 사례다.
IKEA는 쇼룸 중심으로 구성된 매장 경험으로 개개인의 공간에 대한 영감을 전한다. 전문 잡지를 구독하고 있지 않아도 IKEA 쇼룸을 한 바퀴 돌고 나면 개인의 공간에 대한 여러가지 아이디어들을 쉽게 얻을 수 있다.
또한, 리사이클/리유즈에 대한 제품 사용 방안을 지속적으로 제안하며 환경적인 가치 측면에서도 better everyday life를 완성하고 있는데, 거창한 환경 운동보다 손쉽게 가정에서 행동할 수 있는 친환경 액션을 안내해주는 접근이 이케아스러운 특징이다.
IKEA는 합리적 가구 브랜드가 아니다. 어떤 누구도 IKEA를 단순히 저렴한 가구 브랜드로 생각하지 않는다. IKEA만이 제안하고 완성할 수 있는 다층적 가치들을 이어주는 네러티브가 있기 때문이다. 쇼룸에서의 탐색 과정, 합리적 가격대의 구매 과정, DIY를 통한 조립 과정, 실용적인 사용 과정, 리사이클/리유즈 과정을 통해 우리들은 IKEA가 향하는 "a better everyday life for the many people"을 함께 완성하게 된다.
목적(Purpose)을 향해야 한다.
목적을 향하면 다층적인 가치들이 연결될 수 밖에 없다. 단일의 가치 키워드를 중심으로 평면적 그림을 그려나가는 것 보단 목적을 향해 다차원적 가치들을 입체적으로 연결짓는 것이 브랜드의 네러티브를 매력적으로 펼쳐나가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