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enting&] 소비자 인사이트는 어떻게 얻나?

벤치마킹은 결정적 발견을 향한 탐험

by 허재영

"주말에 놀러 가고 싶은 곳 있어?"

"아빠가 정해줘"


아이는 생각보다 어딜 가고 싶다고 지정하는 날이 많지 않다. 그저 엄마 아빠랑 같이 놀고 싶을 뿐이다.

어딜가야 아이에게 가장 즐겁고 행복한 날을 만들어줄 수 있을까. 매 주말마다 반복되는 고민이다.

아이는 지금 그림을 그리고 싶을까, 뛰어 놀고 싶을까, 친구를 만나고 싶을까, 쉬고 싶을까.

막상 어딜 가자고 하면 신나서 반기기도 하지만, 싫다고 거절하는 경우도 많다.


명확히 말해주면 좋으련만. 실은 아이도 어디서 뭘하고 놀고 싶은지까지는 쉽게 생각이 안나는 것 같다.


그래도 아빠는 아이의 마음을 제대로 알고싶다.





브랜드는 인식을 다룬다.


수요 공급이 발생하는 Market이 아닌, 소비자들의 머리 속 혹은 마음 속에서 무언가를 창출해 나가는 것이 브랜딩이다. 그래서 브랜드를 이야기 할 때는 'Market'이 아닌 'Mind'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한다.


Market은 유통사, 카드사에서 가져올 수 있는 구매 데이터들이 있다.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구매하고 있으며 경쟁사와 자사의 매출 추이가 채널별로 어떠한지, 어떤 제품이 더 많이 팔리고 있는지도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자사의 생산 데이터도 있을테니 수요-공급에 대한 시장 데이터를 통해 이런 저런 해석을 해볼 수 있다.


문제는 Mind다.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느끼는지는 제공되는 데이터가 없다. 유일한 데이터는 조사를 통해 얻게 되는데 대체로 조사의 방법은 대놓고 질문하는 방식이다. 뭘 좋아하는지, 왜 좋아하는지를 묻고 객관식의 보기항을 선택하도록 요구하는 질문지를 활용한다. 정량조사라고 하는 이런 소비자 조사의 결과는 전체적인 상황을 스캔하고 참조하는 데에는 유용하지만 결정적인 인사이트에 도달하기는 쉽지 않다.


FGD/FGI로 불리는 정성조사는 어떨까? 정량조사보다는 의미있는 인사이트들이 등장하긴 하지만 그 자체로 의미를 갖는 경우는 많지 않다. 소비자들은 평소에 갖고 있는 생각을 큰 고민없이 발언하기 때문이다.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어쩌다 그런 느낌을 받게 되었는지에 대한 메커니즘을 고민해보고 이야기해주는 소비자는 없다. 소비자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소비 행위를 하는 과정에서의 생각과 느낌만을 갖고 있다.


그래서 스티브잡스는 소비자조사의 필요성을 낮게 평가하기도 했다.





주식시장에선 테슬라의 로보택시와 애플의 아이폰이 비교된다. 로보택시 런칭은 아이폰 런칭 시점과 유사한 특성을 갖는다는 것이다. 즉, 테슬라의 현재 주가는 애플의 2010년 주가에 해당된다는 것, 이른바 벤치마킹이다. 우리 브랜드와 유사한 길을 먼저 걸어간 다른 브랜드의 사례를 분석해 시사점을 얻어내는 방법이다.


'브랜드 벤치마킹'은 기업의 움직임만을 살펴서는 얻어낼 시사점이 없다. 기업의 움직임에 따른 경쟁사의 대응, 그리고 소비자들의 반응과 이에 따른 당시의 분위기/트렌드를 읽어낼 때에 비로소 시사점을 얻게 된다. 즉, '교차지점'의 발견이다. 그리고 이 교차지점과 위에서 말한 정량조사와 정성조사로 센싱한 데이터들의 연결고리가 발견된다면 소비자들의 마음에 대한 인사이트에 다가갈 수 있게 된다.


벤치마킹은 결정적 발견을 향한 탐험이다. 그래서 소비자들의 마음에 대한 많은 단서들은 지금의 소비자 인식을 조사해서 얻어내기 보단, 이미 지나간 유사한 사례들을 통해 얻어내는 경우가 더 많다. 사람의 본성은 저 멀리 역사 속의 인물들이나 오늘의 우리들이나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마음을 알아내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정량조사+정성조사)x벤치마킹' 이다.

조사를 통해 정황을 파악하고 표면을 읽어내야 하고, 벤치마킹을 통해 결정적 맥락/이면을 발견해야 한다.

*정량조사, 정성조사, 벤치마킹도 여러 방법론이 있다. 추후 세부적으로 풀어보려고 한다.


아이의 마음을 읽어내는 것도 마찬가지일까?

아이에게 직접 묻는 조사 방식은 이미 많이 수행했으니, 다른 친구들의 사례를 벤치마킹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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