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도에 관하여

나를 살아가게 하는 가치들

by 기억 저장중


오랜만이야, 캣우먼

연애보다 중요한 것이 없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는 가수 유희열이 라디오 DJ를 하던 시절이었는데,

<유희열의 라디오천국>의 애청자였던 나는 자연스럽게 캣우먼 임경선을 접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관심 없던 누군가였던 그녀는 시간이 지날수록 가까운 동네 언니를 만난 듯 내적 친밀감이 쌓여갔다. 그녀는 <헉소리 상담소>라는 코너를 운영하며 연애에 관한 이런저런 조언을 들려주었는데, 그녀의 목소리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그녀의 현명하고 세련된 생각이 나를 사로잡았다. 책 <태도의 관하여>는 그녀가 살아가는데 중요한 가치들을 엮은 책이다. 무려 10년 전에 초판이 나왔는데, 이 책을 소개하려니 이래도 되나? 하는 생각이 살짝 스쳤다. 하지만 이내 다시 내용을 읽어보면서, 그때나 지금이나 변치 않는 진리들은 있는 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그녀의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은 그때만큼은 없겠지만, 책의 내용은 여전히 세련됐다.


책의 첫 페이지
선택을 내리는 일에 주저하는 것은 삶에는 통제 가능한 부분과 통제 불가능한 부분이 있음을 알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최선을 다해도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없을 때가 있다. 진실은, 재능과 능력 있는 사람이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거기에 운이 따라주면 그때 어쩌면 원하는 것을 이루게 된다. 이다.

'캣우먼' 나에게는 오랜만에 옛날에 좋아했던 이를 만난 것 같은 느낌이다. 내가 연애하던 그때를 떠올리게 하는 사람 말이다. 지금은 잘 기억이 안나는 연애라는 감정, 아련하다. '아련함'이라는 단어를 내가 연애에 쓰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사람들이 사랑에 대해 심하게, 어쩌면 영원히 착각하는 한 가지는 바로 사랑은 '좋고 행복할 것'이라는 믿음이다. 물론 그것은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러나 대개의 큰 기쁨을 주는 것들이 그렇듯, 그 뒤엔 보이지 않는 짐들이 딸려 있다. 예민함, 오해와 질투, 구속과 의심, 육체적이고 심리적인 피로, 그리고 아마도 확실한 이별 같은 것.

본 적은 없지만 그녀가 책에서 언급한 영화 <500일의 썸머>의 오프닝 화면을 보면 연애에 대한 유치하고도 찬란했던 기억들이 떠오를 것 같다.

작가의 경고: 본 영화는 100센트 창작물입니다. 실존하거나 사망한 그 어떤 인물과도 상관관계가 없습니다. 특히 너, 제니 벡맨. 나쁜년
Author's Note: The following is a work of fiction. Any resemblance to persons living or dead is purely coincidental Espacially you, Jenny Beckman. Bitch.
연애란?

이 책은 이렇게 연애든, 인간관계든 사람과 사람관의 관계와 태도에 관해 정말 술술 읽을 수 있게 편하게 적어 놓았다. 커피숍에서 커피를 한 잔 하며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라디오 같은 책이라고 해야 할까? 나를 존중하고, 정중하게 부탁하고 거절할 수 있는 조금 더 업그레이드된 인간으로 가는 길들을 옆집 언니처럼 차근차근 이야기해 준다. 예전에는 그녀가 날카롭고 센 캐릭터의 고양이 같은 여자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나이가 들어 다시 이 책을 읽어보니.. 그녀는 곤히 잠든 누군가를 깨울까 조용조용 발걸음을 옮기는 친절한 고양이 같은 부들부들한 여자였다. 그녀처럼 누군가를 상담하는 일을 꿈꿔보기도 했고, 에세이를 써보고 싶었던 나는 이제야 십여 년이 지나서 그녀의 말처럼 '자발성'을 발휘 중이다. 그녀 말대로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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