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과 인천에서 맛볼 수 있는 여름 별미가 조금 다르다. 부산에서는 하모회라 불리는 갯장어를 많이 먹는데 비해, 인천에서는 민어회를 별식으로 먹는다.
하모는 일본말로 참이라는 뜻으로 참장어를 의미하는데 우리말로는 갯장어다. 샤부샤부 또는 회로 먹는다. 갯장어는 여름 장마가 끝난 후 가장 맛있다고 한다. 여름철 생선회가 겨울철 회에 비해 고소한 맛이 덜한데 비해, 갯장어는 주로 여름철에 잡혀도 고소하고 감칠맛이 난다. 회로 먹어도 겨울 회 못지않은 식감과 고소함이 살아았다. 채소 끓인 물에 넣어 등만 구부러지면 바로 먹는 하모 샤부샤부는 입속에 넣자마자 살살 녹아 그 맛이 일품이다.
부산에서는 한여름에는 하모, 즉 갯장어를 그리고 겨울에는 이사가리로 불리는 줄가자미를 최고로 친다 부산에 몇몇 전문식당이 있어 갯장어를 맛볼 수 있다. 전문식당에서는 남해 미조항 산과 고흥 나로도 산 갯장어를 최고로 친다. 그 이유는 물살이 빠른 데서 자라며 먹이가 다른 지역에 비해 다르기 때문이라 한다. 지금은 여수가 갯장어 본고장으로 알려져 있지만, 갯장어는 주로 일본에 수출했던 것으로 당시에는 경남 고성산을 주로 수출하였다 한다. 이에 따라 인근 대도시 소비지인 부산에서도 갯장어회를 많이 먹게 되었을 것이다.
인천에서는 민어를 즐겨먹는다. 두툼하게 썬 민어 한 점을 간장에 찍어 먹으면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민어부레를 참기름 소금장에 찍어 먹으면 쫄깃한 맛이 그만이다. 특히 민어 지리탕은 여름 보양탕이란 명성에 걸맞게 속을 든든하게 만든다. 신포시장에 오래된 민어 전문점들이 있다.
민어는 목포가 유명하다. 민어의 거리가 있을 정도이다. 목포 인근에서 잡은 민어를 주 소비지인 서울로 가져가기 위해 인천 연안부두 어시장에서 도매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인천에서도 민어 요리가 발달했을 것이다.
인천에서도 부산에서도 근무한 경험이 있는 필자는 여름이 되면 이 두 가지 별미가 모두 군침을 돌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