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시간 5.
드디어 오늘, 지난 연말부터 미뤄오던 숙제를 했다.
그 숙제란 다름 아니라 어느 분을 찾아가 뵙는 것.
중앙로에서 대구교대 근처까지 걸어서 갔다.
지하철로는 두 정거장,
버스로는 약 다섯 정거장 정도 거리를 걸었다.
햇살이 초여름처럼 따스했다.
가는 길에는 출간 기념 케이크도 하나 샀다.
어려서부터 소설가가 되는 게 꿈이었다는 그분은
몇 해 전 도서관 수필반 수업을 통해 알게 된 분이다.
이후 백화점 소설반 수업도 잠깐 같이 들었다.
그분에게는 글쓰기 수업이 문제가 아니라
글을 쓰고 싶다는 거대한 욕망이
용광로에 쇳물처럼 뜨겁게 타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한 번 터진 봇물이 걷잡을 수 없이
쏟아지듯이 장편소설에 이어 단편들을 묶어
책을 내셨다. 또, 수많은 이야깃거리를 글로 쓰며
남은 생을 그렇게 보내고 싶다고 말씀하셨다.
평생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그분 모습은
행동하지 않고 게으름 부리고 있는 나를 일깨웠다.
“짧은 글이라도 매일 쓰라.”
오래 묵은 숙제를 하는 날,
나는 또 새로운 숙제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