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봄이 온 것처럼, 내 인생의 겨울도 곧 끝나기를 바라본다.
이번 주 일요일 신촌에 있는 교회로 향했다. 지금 사는 집이 영등포라, 종종 당산에서 2호선을 타고 합정을 거쳐 신촌으로 간다.
당산역에서 열차를 탑승하고 몇 분 지나지 않아, 밖으로 한강이 보였다.
태양 빛이 한강에 반사되어 지하철로 들어오는데, 사람이 많아 붐비는데도 너무 아름다워 넋을 놓고 밖을 바라보았다.
요트를 타는 사람도 있고 유람선도 유유히 한강을 맴돌고 있었다. 여의도 공원은 평안해보였고 모든게 생명력이 있어 보였다.
옆에 누가 있는 것도 아닌데, 혼잣말로 이제 진짜 봄이다라는 말이 튀어나왔다.
교회에 갔다가 집에 돌아오면서까지 그 봄기운은 떠나지 않고 내 마음에 남아 있었다.
다만, 이상한 것은 이미 3월부터 봄이 왔다는 소식이 여기저기 들렸고 당산에서부터 신촌까지 가는 열차는 이미 여러 차례 탔었다.
근데 유독 그날만 그런 느낌을 받았을까. 다시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제야 봄인 걸 느낄 수 있는 순간이 온 것 같다.
아무리 좋은 것이 있다고 하여도, 내 마음에 무언가를 담을 공간이 없으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가 없다.
한동안 무언가를 내 안에 넣을 수 있는 공간이 없었던 것 같다. 자책, 후회, 상처와 같은 감정들을 스스로 이겨내기가 어려워, 동굴로 들어갔던 시간이었나 보다.
그렇다고 아직 완전히 내 상황이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그래도 봄을 느꼈다는 것은 조금 상징적이다.
봄은 생명력이 있고 무언가 다시 살아나며 앞으로가 더 기대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 사계절이 있는 것처럼, 우리 삶에도 사계절이 있다.
잔혹한 겨울의 추위로 잔뜩 몸을 웅크리고 있다가도, 언제인 지도 모르게 봄이 오는 것이 자연의 방식이다.
일요일 교회 가는 길에 느꼈던 그 봄기운이, 내 인생의 겨울이 이제 끝나고 봄이 왔음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