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사람이 좋다

나는 대체로 생각이 많은 사람이다.


무리에 있을 때도 생각하고 회사에서 일할 때도 생각하고 심지어, 집에 와서도 다양한 생각을 한다.


특히 어떤 결정을 앞두고는 이미 스스로 결론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떠올리고 다시 곱씹어본다.


생각이 많아지면, 행동이 굼뜨고 반복되는 시뮬레이션 속에서 오히려 두려움이 생겨난다. 그러면, 이미 충분한 상태인데도,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게 된다.


난 좀 생각이 과도하다.


근데 나의 이런 생각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유일한 존재는 맑은 사람이다.


물론, 악의가 있는 순수한 사람이 아니라, 선의를 갖고 순수하게 상대방을 대하는 사람을 말하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어떨 땐 빠른 길이 있음에도 돌아가기도 하고 또, 어떨 땐 실수하기도 하지만 크게 좌절하지 않는다.


그 결과가 어떠하였든, 자신의 진실한 마음을 따라 행동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 사람이 누군가에게 어떤 말을 하여도(때론, 훈계 같은 말) 그 마음이 어떤지 알기 때문에, 기꺼이 받아들이게 된다.


그런 사람과 있을 때 만큼은, 나도 더 나다워 지고 내 마음의 소리를 듣고 행동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긴다.


비록 내 마음의 결정이 돌아가는 길일지라도, 그런 사람과함께라면 기꺼이 즐기면서 갈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그래서 나는 맑은 사람이 좋다. 아니, 내게 꼭 필요한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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